다시멸치 육수를 내며..
다시멸치 육수를 내며.../조재선
사랑의 진국을 마신다.
너를 아낀다며
고운 볕에 눕혀
皮骨이 상접하도록 방치했지
돌아와 너를 찾으니
종이처럼 가벼운 허물만 남았구나.
안타까움에
네 몸에 갖은 사랑 쏟아 부으니
거추장스런 가식의 잡물
한쪽으로 내몰리고
둥둥 뜨던 경솔함도
신중하게 드러 눕는다.
비로소
금단의 문이 열리고
애처로운 영혼
망신창이가 되도록 녹아든다.
너를 맛보면 맛볼수록
벗어날 수 없는 이 깊은 감칠맛
저 나락에 몸을 벗어던진 채,
동그란 눈을 뜨고
오뉴월 恨서린 여인처럼
나를 바라 보는 너의 눈빛
말 못한 그리움이
화살되어 가슴에 박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