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었을 때 글을 많이 써서
책이 100권이나 나왔습니다. 그 내용도 다 평범합니다. 늙어진 오늘 내가 쓰는 글은 예전보다 더 평범합니다. 그 까닭은
내 생각이 평범하기 때문입니다. 생각이 평범한 까닭은 나의 사람됨이 평범하기 때문입니다. 시인 나도향이 “천국에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고 하였다기에 나는 감탄하였습니다. 역시
천재는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프랑스의 문인 Maupassant은
“꽃이 피는 소리가 들린다”고 하였답니다. 이 작가도 천재였습니다. 천재의 귀에 들린 그 물소리를 나는 이해 못하고 혹시 ‘귀울림’이 아니었을까 하는 어리석은 생각을 해봅니다. ‘꽃 피는 소리’는 때마침 불어온 ‘바람소리’가 아니었을까 하고 속(俗)된 생각을 해보는데 어쨌건 그 말들은 모두 천재들의 자극적인 특이한 말입니다. 나는 매일 새벽 ‘성서’를 몇 구절 읽고 명상에 잠깁니다. 그러다 떠오르는 말 한 마디를 붙잡고 글을 한 편 씁니다. 지금이
새벽 4시인데 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이 바로 이것입니다.
“사람은 태어나서 고생하며 살다가
영원히 떠나가는 것”인데 “어디로 가느냐?”가 문제로구나! 거기 가서 보고
돌아온 사람이 이 지구상에 단 한 사람도 없기 때문에 누구의 말도 믿을 수가 없다는 것이 중론(衆論)입니다. Internet으로 물건을 사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래서 반품(返品)도 적지 않습니다. 보지 않고는
믿을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일본의 저명한 크리스찬 우찌무라 칸조는 묘령의 외동딸이 죽어 장지에서의
하관식에서 그 딸의 이름을 부르며, “만세”라고 하였답니다. 철학자 Pascal도 절대자(하나님)의 존재를 믿는 편에 서서 살겠다고 하였습니다. 신(神)의 존재를 믿지 않으면 죽음은 인간의 공포와 재앙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믿으면, 찬송을 부르며 그 날을 기다릴 수도 있습니다. 유치원을 끝내고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는 아이에게 무슨 큰
두려움이 있겠습니까? 설레는 마음이 있을 뿐이겠죠. 그 날을 늘 기다리고 내 등불 밝게 켰다가 주께서 문을 여실 때 이 영혼 들어가겠네 내 주 예수 뵈올 때에 그 은혜 찬송하겠네 내 주 예수 뵈올 때에 그 은혜 찬송하겠네 평범한 사람의 평범한 한 마디이지만 믿으세요. “죽음을 두려워하지 맙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