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쌍둥이 자매가 한날한시에 자신들이 태어난 병원의 간호사가 되었습니다.
4쌍둥이 황 슬·설·솔·밀이 동시에 간호사 국가고시에 합격하여 가천 길병원에서 첫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이들 4 쌍둥이는 이곳 길병원에서 첫 울음으로 출생을 세상에 알렸고 21년이 지난 4쌍둥이가 태어난 병원으로 돌아와 간호사로 나란히 사회 첫 걸음을 띄게 된 것입니다.
21년 전 강원도 삼척 에서 광부로 일하던 4쌍둥이의 황 씨(부)와 이 씨(모)는 결혼 5년째인 1988년 말 둘째가 임신된 것 같아 병원을 찾았습니다. 놀랍게도 70만분의 1 확률이라는 4쌍둥이가 잉태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월세 2만원 방 한 칸에서 살던 부부에게 병원은 "하나만 낳고 나머지는 포기하라"고 권했지만 부부는 모두 낳겠다며 부인 이 씨의 친정이 있는 인천의 한 병원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출산 예정일 전에 양수가 터졌습니다. 당황한 병원에서는 인큐베이터가 있는 큰 병원인 길병원으로 보냈습니다.
출산 2시간여 전인 오전 7시쯤 병원에 도착했지만 이곳의 의료진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였습니다. 4쌍둥이에다가 아무런 진료 기록도 없었고 아기는 당장 나오겠기 때문입니다. 길병원의 이 이사장은 생각하다 제왕절개로 결정했습니다. 오전 9시 14분 첫째 슬이가 세상에 나왔고 20 여분 만에 나머지 셋이 뒤를 이어 나왔습니다. 한동안 산모의 출혈이 멈추지 않아 의료진 모두가 긴장했지만 재수술을 거치며 무사할 수 있었습니다. 탄생한 4생명들이 신생아실 인큐베이터에 누여졌습니다.
산모의 집안 형편이 아주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 병원 측에서는 수술비와 인큐베이터 비를 면제해 주었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고맙다고 인사하는 산모에게 이 이사장은 네 아이가 대학교에 가면 장학금을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 후 이 이사장은 바쁜 생활 속에 이들을 잊고 지내다가 2006년 사진첩을 정리하면서 네쌍둥이가 퇴원 때 함께 찍은 사진을 발견하고는 그때의 약속이 떠올라 이들 가족을 수소문했습니다. 남편 황 씨는 광부를 그만둔 뒤 장사와 노동일 등을 하고 있었고 집안은 생활 보호대상자로 지정될 만큼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어려움 속에서도 쌍둥이 자매들은 중.고등학교 시절 반장을 도맡아 하고 학교 성적도 우수할 뿐 아니라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태권도를 배워 4명 모두 각종 태권도 대회에서 상을 받을 정도로 우수한 실력을 갖췄습니다. 그리고 그 4쌍둥이들은 모두 '백의의 천사'가 되려는 꿈을 갖고 '슬’과 '밀’은 수원여대 간호학과에, '설'과 '솔'은 강릉영동대 간호학과에 입학하였습니다.
4 자매는 제50회 간호사 국가고시에 모두 합격했습니다. 합격은 했지만 등록금이 없어 고민하던 이들에게 좋은 소식이 날아들었습니다. 이 이사장이 약속대로 입학금과 등록금으로 2300만원을 보내왔고 계속 학비를 계속 대주겠다며 두 번째 약속을 했습니다. 그것은 "열심히 공부해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면 모두 길병원 간호사로 뽑아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이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희귀한 4쌍둥이를 건강하게 키워낸 엄마가 훌륭하다"며 "길병원에서 태어나 간호사로 되돌아온 4쌍둥이들이 나이팅게일 선서의 가르침대로 훌륭한 간호사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습니다.
4쌍둥이가 간호사 국가고시에 전원 합격하자 이길여 이사장님께서 저희와의 약속을 지켰듯이 우리 4자매들도 이사장님께 약속드렸던 대로 가난하고 아픈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열심히 섬기는 가슴 따뜻한 간호사가 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잔치를 베풀거든 차라리 가난한 자들과 몸 불편한 자들과 저는 자들과 맹인들을 청하라(눅 1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