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태풍

조재선 2 5,006 2006.09.17 07:13




가을태풍/曺在善




황금빛 무르익은 가을 들판에
한바탕 훑고 지나가는 메뚜기떼
앙상히 찢겨진 벼 이삭마다
쓰러질 듯 가슴을 움켜 쥐고

돌담에 허리 감은 나팔꽃은
노래하던 기쁨도 잠시
파르르 파르르 전율하다
가슴에 수놓던 보랏빛 그리움
탐욕스런 빗방울에 씻겨 떨군다.

퇴색되면 잊혀지겠지
속살 깊이 불어오는 저 소용돌이 속에
배를 열고 드러 누운 자반고등어 마냥
오지 않는 그리움을 꺼내 말리면
나를 잊을 수 있을까

메뚜기떼 먹고 마신 황량한 들판에
눈 먼 그리움하나 뼈를 드러 내 놓고
희생양인양 가을 태풍을 맞고 있다.


Comments

금수강산 2006.09.17 10:38
  조재선님 안녕하세요...?  아름다운 시와 영상 음악  감사합니다
한국은 태풍 으로 비가 많이 오고 있다지요  피해가 없기를 걱정해봅니다
뉴욕도 그동안 비가 매일 왔었는데 오랫만에 푸르른 맑은 가을 하늘을 봅니다
조재선님의 자작시 " 낙엽"  너무 좋은데  이곳에 올리셔서 우리 동문님들도 함께 감상할 기회를 주세요~  please~~
조재선 2006.09.18 08:49
  금수강산님 이곳에서 뵈니 더욱 반갑습니다.^^, "낙엽" 사랑해 주심 감사합니다. 금수강산님의 따뜻한 댓글은 한편의 영상시보다 제겐 더 감동스럽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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