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시집 [겨울에 피는 바위꽃]을 출간했습니다.
조재선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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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21 08:41
안녕하세요 시인 조재선입니다.
그동안 저의 시를 많이 사랑해 주신 미주 숙명 동문님들께 감사드리며
첫시집 출간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리며 늦었지만 새해에도 여러분의 소망하는 모든 일이 주님안에 이뤄지길 기원합니다.
다음은 문학평론가이신 김우종 교수님께서 써 주신 서문입니다.
[조재선의 시세계]
= 사랑의 분화구와 인생의 허망 =
김 우종 (문학평론가)
조 재선의 시는 매우 탁월한 상상력과 예리한 감수성으로 쌓아 나간 세계다.
그것은 늘 참신한 이미지의 언어를 구사하고 있기 때문에 그의 시 대부분은 한껏 아름다운 회화적 영상을 연출하며 독자를 매혹하게 된다.
이런 기법으로 아름다운 상상의 세계를 그려 나가며 그 속에 담은 내용은 주로 사랑이란 무엇이며 인생이란 무엇인가 하는 물음에 대한 대답이다. 하늘의 별과 달과 바람과 오래 묵은 바위와 그곳에 피어 있는 바위 꽃 하나하나도 사랑과 인생에 대한 대답을 말해 주는 수단이 되고 있다.
그런데 그 대답은 늘 밝고 명랑하고 기쁨으로만 충만해 있는 것은 아니다.
조재선 시인은 활화산처럼 잠시도 쉬지 않고 분화구로 시를 토해 낸다. 그만큼 정열적인 시인이다. 그렇지만 뜨거운 불길을 쏟아 내는 일은 드물다. 땅 속 깊은 곳의 마그마의 불길 은 감춰 둔 채 뜨거운 김만을 한숨처럼 쏟아 내고 있다. 그만큼 정열적으로 삶을 불태우면서도 그 못다 한 욕망만큼이나 반사적으로 감상적이고 대로는 허무주의에 가까운 심상을 들어내고 있다.
조 시인이 끊임없이 활화산처럼 시를 써 나간다는 그만큼 어떤 사물을 만나더라도 이에 대하여 남달리 예민한 감각으로 이를 읽어 내고 해석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기 땜ㄴ일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두 가지의 재미있는 창작 과정을 연상시킨다.
<억새풀>에서 작자는 언덕 위의 억새풀을 바라보며 거기서 우리들의 인생을 읽어 내고 해석하고 있다. 바람 불 때마다 “반사적으로 본능처럼 굽신대는” 억새풀을 보며 작자는 “늦가을 지는 해에 / 삶의 허리를 건너가는 나그네의 발길” 이라고 말하고 있다. 조 시인이 내면의 눈으로 바라본 억새풀이 그처럼 고달픈 석양의 나그네로 읽혀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창작의 실제는 이와는 다를 수 있다. 작자는 언덕 위에 올라가서 억새풀을 보고 그런 시상이 떠올라서 시가 된 것이 아니라 언덕에 오르기 전에 서재에서 고달픈 인생을 말하는 많은 이미지들을 찾아냈을 수 있다. 그리고 마침내 그 많은 것 중에서 억새풀을 선택했을지도 모른다. 고달픈 인생을 말하는 이미지로서 잔잔한 바람만 불어도 하루 온종일 종놈처럼 허리를 굽신대는 억새풀만큼 적절하고 참신한 표현이 또 있을까?
이런 경우에 이것은 의미 전달의 효율성만이 문제가 아니다. 바람 부는 언덕 위의 억새풀밭은 매우 아름다운 그림이 된다. 이로써 시는 더욱 예술적 감동을 증대시킨다.
이런 <억새풀>이 인생의 고달픔, 또는 어떤 회의적인 가치관 때문이라면 그 동기는 시인 자신의 꿈과 이상과 그리고 특히 타오르는 뜨거운 정열을 담기엔 주어지는 인생의 용량이 너무 미흡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바다 끝에서>는 이를 잘 나타내고 있다.
나도 바다 끝에 누워
무모하게 으르렁대는
파도나 되어 볼까?
가슴에 걸린 한 덩이 그리움
갈래갈래 바람에 찢겨
허공 속 물보라로 사라질 때까지
여기엔 사납도록 뜨거운 정열이 있다. 그 정열은 ‘가슴에 걸린 한 덩이 그리움“이다. 그런데 작자는 그 그리움의 정열을 이겨 내지 못하고 ”무모하게 으르렁대는 파도나“ 되어서“ 이렇게 ‘갈래갈래 찢겨 허공 속 물보라로 사라지고”싶어 한다. 사랑의 몸부림이기도 하지만 이 장면은 정열을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워 차라리 부서지고 사라져 버리고 싶은 허무주의자의 마지막 유언처럼 위태롭다.
<사라진 꿈을 찾아><저물어 오는 서부두에서> <망각의 계절><허무한 사랑><겨울에 피는 바위꽃>등이 대개 이런 의식의 세계에서 다양한 소재를 선택하여 그리움과 욕망의 정열적인 몸부림을 저변에 깔고 차분하게 인생을 조망하며 조금은 허무주의적이면서 감상적인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것은 진실한 사랑이란 것이 온 생명을 다 불태우는 것이라 하지만 영원한 시간 속에서는 그것이 얼마나 허망한 순간에 지나지 않는 것인지에 대한 결론이기도 하다.
그래서 <겨울에 피는 꽃>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순간을 영원으로 착각하는 우리네 인생‘이니 ”수천년을 다듬어야 겨우 제 얼굴 하나 갖는 바위에게“ 우리 인생의 진실을 되물어 보라고.
모교 은퇴하신 시인 김남조 교수님을 문인 협회 회의때 뵙게되면 우리 미주 숙명동문님들이 인사드린다고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음니다. 아직도 조촐하시고 곱게빗어내리신 고전적인 스타일 그대로 계신지요....건강은 하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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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 you. at Torrance, California Chungja 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