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철쭉

조재선 1 4,951 2006.05.23 10:35

오월의 철쭉/조재선



오래 오래 기다렸습니다.

그대가 오는 길목이라면
어디든 마다 않고
바위틈새에 발을 딛고
손 흔들어 보기도 하고
허허 민둥산 중턱에 떡 버티고 기다리기도 하고
그대가 산다는 아랫마을에 내려가
골목마다 죄다 둘러 보기도 하였습니다.

심지어는
꼬옥 끼는 코르셋같은 화분에도
겨우내 방만해진 몸 틀어 맞추며
태연한 척 방글거리며 그대 기다렸습니다.

오월의 축제
그 떠들썩한 생명의 아우성에
슬금슬금 눈 뜨는 꽃망울
깔깔거리는 웃음속에 슬그머니
외로움에 절은 내 속내를 꺼내 보았습니다.

선혈이 낭자한 상흔들
처처에 흘리며 지나온 길모퉁이마다
미친 듯 타 오른 나의 그리움이
기진맥진 쓰러져 있었습니다.



Comments

모나미 2006.05.24 16:56
  오랫만에 계절의 시를 올려주셨군요. 시를 쓰는 시인의 마음처럼 아름다운 말만 할수있고 들을 수 있으면 이 세상은 더욱 아름다운 세상이 되겠지요? 제주도도 철쭉이 핏빛처럼 피었나요? 이곳 뉴욕도 흐드러지게 피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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