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菁香 조재선
얼마나 울어야 이 아픔이 가실까
마음 속 깊이 묻어 둔 슬픔이
가식의 옷을 벗는 순간
용수철되어 천지를 뒤흔드는 빗방울
서럽고 설운 마음에 원망의 눈물을…
모르는 척 눈 감은 세월에 좌절의 눈물을…
어찌할 수 없는 내 운명에 체념의 눈물을…
얼마나 울어야 이 아픔이 가실까
하늘 보며 홀로 읖조리던 기도가
평정잃고 먹구름되어 몰려 오던 날
번쩍 번쩍 뇌성벽력 하늘을 가르는 절규
말 못할 고통에 벙어리 입 터지는 소리가…
안으로 삭혀 둔 말 한마디 문 치는 소리가…
얽혀 버린 내 운명에 가슴 뜯는 소리가…
얼마나 울어야 이 아픔 가실까
계곡물에 시꺼먼 속내 풀어
강바닥 밑창을 훑어내고,
푸른 바다 치맛자락 붙잡고,
이리저리 일렁이며 하소연하면
내 슬픔 씻겨 줄까?
아! 한덩이 이 아픈 슬픔아!
나를 고스란히 네 눈물에 섞어
오래 절군 오이장아찌
퍼석퍼석 수세미가 될 때까지
헛깨비 하나 마른 땅 위에
덩그러니 남겨 두고 가려므나
2006 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