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잘 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별 일도 아닌데 버럭 화를 내서 좌중을 당황하게 만드는
사람이 가끔 있습니다. 이런 사람을 다혈질(多血質)이라고 하는데 성미가 급해서 오래 살기가 어렵습니다. “성미가 불(火) 같다”는 사람을 보면 측은한 생각이 듭니다. 제 성미를 제가 이기지 못해 펄펄 뛰니 그 사람의 건강이 온전할 까닭이 없습니다. 사람이 평소에는 말이 없고 매사에 침착하다가 일단 불의한 일을 보면 분노(憤怒) 또는 격노(激怒)하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매우 드뭅니다. 그런 사람은 이웃의 존경을 받습니다. 그런 분노를 의분(義憤)이라고 하는데 고종 황제의 명을 받들어 벨기에 헤이그의 평화회의에 구한국 대표로 참석했던 이준 열사는 하도 억울해서 분사(憤死)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들의 하잘것없는 노여움은 본인의 수명을 단축시킬 뿐 아무에게도 도움이 안 되고 단지 그 사람을 더욱 불행하게
만들 뿐이라고 합니다. 화가 치밀어 오르면 하나, 둘
하며 열까지 혼자서 세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10초
동안에 분노를 사그라뜨릴 수 있다는 것이 의학도들의 충고입니다. 분노를 참다가 그 분노가 속으로 기어들어 화병을 앓는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분노를 참다가 병이 난 사람은 열에 하나도 되지 않습니다. 알렉산더 대왕이 부하에 대한 마음을 삭이고 그를 찔러 죽이지 않았더라면 그는 유럽 전체와 심지어 인도까지도
정복할 수 있었을지 모릅니다. Alexander 대왕(356-323
BC)이 만일 분노를 참을 수만 있었다면, 33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쓰러진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분노를 참는 것이 배운 사람의 교양이요 덕목이라고 하겠습니다. 화를 내면 그만큼 수명이
단축된다는 것이 심리학자들의 결론이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