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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도 ‘늙은이’는 있었습니다. ‘젊은이’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린이’는 없었습니다. 그런 낱말이 없었단 말입니다. 어느
집에나 아들이 태어나면 기뻐했지만 딸이 태어나면 울었습니다. 딸은 커서 시집가면 출가외인(出嫁外人)이 되었기 때문에.
‘어린이’라는 낱말은 아동문학가 소파 방정환(1899-1932)이
만들어서 쓰기 시작했다고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는 일본 유학 시절에 이미 ‘색동회’를 만들었고, 귀국하여 잡지 <어린이>를 창간하였습니다. 그는 <어린이 헌장>과 <어린이날>도 재정하였는데 그것이 1922년 5월 1일이었습니다. 그
날이 ‘노동절’(May Day)과 겹치기 때문에 5월 5일로 물렸을 뿐입니다.
어린이들이 사랑받는 나라가 문명한 나라라고 합니다. 마땅히
사랑으로 보살펴줘야 할 부모나 어른들에게 학대 받는 어린이들이 예상 밖으로 많다는 사실은 아직도 이 나라가 문명한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영국 여왕의 손자가 이번엔 딸을 낳아 영국인들 뿐 아니라 여러 나라의 많은 사람들을 두루
기쁘게 하였습니다. 그렇게까지 큰 대접은 못 받아도, 배고프지
않고 매맞지 않고 그래도 사랑을 느끼며 사는 이 나라의 어린이들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내가 대학생이 되어 처음 암송한 영시가 영국 시인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가 읊은 ‘무지개’(Rainbow)라는 시입니다. 그 시를 우리말로 옮겨 사랑하는 이 땅의 어린이들에게 바칩니다.
<무지개>
하늘에 걸린 무지개를 보면 내 가슴이 뜁니다.
내가 어렸을 때 그랬습니다.
어른인 지금도 그렇습니다.
늙은이 됐을 때도 그랬으면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살고 싶지 않아요.
어린 애가 어른의 아버지지요.
내가 사는 세월의 하루하루가
타고난 경건으로 얽혀지기를.
어린이들, 힘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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