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잔을 앞에 놓고 !!!
오늘 아침
한잔의 차를 앞에 놓고 문득
한 봉지의 티백(Tea bag)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고통스러운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서서히 우려내는 속살...
몸으로 감내한 시련이 그윽한 향기가 되어
이웃에게 여유를 주는 작은 기쁨이 되어짐에
휴지통에 버려지는 순간까지 그저 그렇게
소박한 침묵으로 일관하는 티백...
칠십 못 미쳐 살아온 날들이지만,
죽음의 문턱이 무척
가깝게 여겨지기도 했던
적지 않은 날들도 있었습니다.
아... 이 겨울
걸어다닐 수 있는
건강이 있음에 감사합니다.
많지는 않지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 있음에 감사하고, ,
그리고 탈없이 잘 커 준 아이들이 있음에 감사합니다.
소일 할 수 있는 일거리가 있는 것이 감사하고,
무엇인가 도전할 수 있는 것이 있는 것도 감사하고...
아니, 그러고 보니
무엇하나
감사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감사병(病)인가...
그래도 이런 病은 좀처럼
낫고 싶지 않은 病인것을...
오늘도 조용히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며
나로 인해 그윽한 향이
우러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