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명백히 <버드맨>의 천하였다. 히어로 무비 출신의 퇴물 배우의 말로를 그린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이 초현실적인 심리 드라마는 최다 아홉 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돼 작품상, 감독상, 촬영상, 각본상까지 주요 부문만 골라 수상했다.
지난해 <그래비티>의 알폰소 쿠아론에 이어 멕시코 출신 감독이 2년 연속 감독상을 가져간 셈이다.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드라마 부문
작품상을 거머쥐며 <버드맨>의 대항마로 점쳐졌던 <보이후드>는 패트리샤 아퀘트의 여우조연상 트로피 한 개로 만족해야 했다.
평단의 호평에도 감독상, 연기상 단 하나도 호명되지 못해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킨 마틴 루터 킹 전기 영화 <셀마>는
주제가상을 수상하며 이날 시상식을 통틀어 가장 뜨거운 눈물과 환호를 받았다. 정치적인 수상 소감을 남긴 건 <셀마>뿐 아니었다.
어지러운 정권을 염려하고(<버드맨>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과 다름을 차별하는 사회를 비판하는(<이미테이션
게임> 각색가 그레이엄 무어) 강직한 목소리가 차례로 기립박수를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