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은 왜 남자보다 질문을 많이 하는가 !!!

[유효상 교수의 직장남녀탐구 ]

<6>질문에 대한 남녀간 인식 차이

편집자주|여자와 남자는 업무를 처리하는 방법이 다르다. 의사소통하는 방식도 다르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결정하는 방식, 갈등 해결방식도 다르다. 우선순위를 정하거나 감정을 처리하거나 스트레스를 다루는 방법도 모두 다르다. 이는 남녀의 차이는 능력에서 나온 결과가 아니다. 서로 다른 시각과 경험을 갖고 있기에 근본적으로 다른 렌즈로 세상을 보기 때문이다. 각각 다른 렌즈로 세상을 보기에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직장에서 남녀간에 사각지대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성별이해지능(Gender Intelligence)'이라 한다. 과연 직장 내에는 어떠한 사각지대가 존재할까? 어떠한 문제점이 발생할까? 이러한 사각지대를 모두 해결한다면 과연 우리의 조직은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 성별이해지능을 갖춘 남녀가 모든 리더 자리에 그리고 사회 모든 계층에 포진되어 있다면 세상이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

이미지 크게보기 유효상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정대리, 정말 혼자서 이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다 만들 수 있겠어?” 회의를 마치려고 하는데 여자팀장이 걱정스런 눈빛을 하며 묻는다. ‘나보고 하라고 해놓고 도대체 왜 할 수 있겠는지는 다시 물어 보는 거야? 내가 그렇게 신뢰가 안 가나?’ 정대리는 자신을 믿지 못하는 여자상사 때문에 기분이 나빠지면서 어떻게 대답해야 해야 할 지 난감해졌다. 여자들은 일반적으로 남자들과는 달리 단순히 의견을 듣기 위해서만 질문을 하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에 대한 관심 표명이나 공감을 나타낼 때, 상대방에 대해 경의를 표하거나 존경을 표할 때도 질문이라는 형태를 취하여 간접적으로 의사를 전달 방식으로 소통을 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에 비해 전통적으로 수직적 조직 형태에 익숙한 남자들은 대체로 질문을 많이 하지 않는다. 질문을 해야 할 경우에는 보다 직접적인 접근방식을 택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에게 신뢰를 보내고 관심을 표명하는 내용이라도 남자에게 질문하듯 이야기하면, 아마 질문의 의도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아서 오히려 어리둥절해하거나 짜증을 낼 것이다. 때로는 그것을 시간낭비, 우유부단함, 개인적인 공격의 신호로 받아들여서 불쾌할 수도 있다. 이렇듯 성별이해지능(Gender Intelligence) 부족으로 인한 ‘질문에 대한 남녀간 인식차이’는 조직 분위기를 해치기 쉽다. 직장에서 남자들은 여자들이 너무 필요이상으로 꼬치꼬치 캐묻는 게 골치 아프다고 자주 이야기한다. 특히 회의할 때, 여자들이 쓸데없는 질문을 많이 해서 회의시간도 길어지고, 의사결정이 자주 지연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남자들도 있다. 여자들은 보통 자신이 남자들보다 질문이 더 많다는 점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 질문들은 업무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내용이며, 서로 생각을 나누고 핵심사항을 확인하여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한 과정으로, 일을 지연시키는 게 아니라 오히려 큰 기여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성별이해지능의 세계적 권위자인 미국의 바바라 애니스에 따르면, 여자들이 상대방 생각이나 의견을 듣기 위해 질문할 때, 남자들은 종종 그것을 자신의 능력에 대한 비판이나 의심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남자들은 상대방이 자신의 말과 행동을 개인적인 공격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자신도 상대방을 개인적인 감정 없이 받아들이지만 상대방이 자신을 의심하거나 비난한다고 느껴지면, 그것을 개인적인 공격으로 받아들여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자들은 남자에 비해 질문이 너무 많은가?’라는 질문에 대해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에는 ‘여자들은 항상 너무 많은 것을 물어본다’는 고정관념이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왔다. 그리고 많은 기업들은 여성들의 질문에 숨겨진 엄청난 힘을 깨닫는 대신 여성들의 그런 성향을 억누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남자들은 여자의 질문을 참아 내거나, 무시하거나, 무슨 수를 써서든 피해야 할 문제로 여기지 말고, 서둘러 결론을 내려는 남자들의 성향에 내포된 문제점을 보완하고 균형을 잡아줄 수 있는 값진 본능이자 기여로 생각하면 어떨까? 여자들도 단순히 남성들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질문을 줄일 게 아니라, 남자들이 왜 여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기가 어려운지에 대해 이해하고, 상대방과 더 잘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 가는 것이 어떨까? 직장에서의 성별이해지능 향상은 남녀가 함께 더불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주춧돌과 같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