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 세의 아버지와 53 세된 아들이 거실에 마주 앉아있었다. 그 때 우연히 까치 한마리가 창가의 나무에 날아와 앉았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물었다.
“저게 뭐냐?”
아들은 다정하게 말했다.
“까치에요. 아버지”
아버지는 그런데 조금 후 다시 물었다.
“저게 뭐냐?”
아들은 다시,
“까치라니까요.”
노인은 조금 뒤 또 물었다. 세 번째였다.
“저게 뭐냐?”
아들은 짜증이 났다.
“글쎄 까치라니까요.”
아들의 음성엔 아버지가 느낄 만큼 분명하게 짜증이 섞여있었다.
그런데 조금 뒤 아버지는 다시 물었다.
네 번째였다.
“저게 뭐냐?”
아들은 그만 화가 나서 큰 소리로 외쳤다.
“까치, 까치라구요.금방 까치라고 말했잖아요.
그 말도 이해가 안돼요. 왜 자꾸만 같은 질문을 반복해 하세요?”
조금 뒤였다. 아들에게 상처를 받은 아버지는 방에 들어가 때가 묻고 찢어진 일기장을 들고 나왔다. 그 일기장을 펴서 아들에게 주며 읽어보라고 말했다.
아들은 일기장을 읽었다. 거기엔 자기가 세 살짜리 애기였을 때의 이야기였다.
-“오늘은 까치 한마리가 창가에 날아와 앉았다.
어린 아들은
“아빠 저게 뭐야?”
하고 물었다.
나는 까치라고 대답해주었다.
그런데 아들은 연거푸 23번을 똑 같이 물었다. 나는 귀여운 아들을 안아주며 끝까지 다정하게 대답해주었다. 나는 까치라고 똑같은 대답을 23 번을 하면서도 즐거웠다.
아들이 새로운 것에 관심이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했고 아들에게 사랑을 준다는 게 너무나 즐거웠다.
-좋은글에서-
부모님이 우리의 어린 시절을 꾸며주셨으니,<BR>
우리도 부모님의 남은 생애를 아름답게 꾸며드려야 한다. <BR><BR>
- 생 텍쥐페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