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내리면/용세영 !!!

첫눈이 내리면 / 용세영 !!!

이룰 수 없는 인연앞에 이별할 때
첫눈이 내리는 날 하얀 눈밭위에서
가슴에 추억을 들고 견우와 직녀처럼
세 살 아이 눈망울로 달려와 안고

자연의 선물인 하얀 눈 위에서
못다 한 정 나누자고 했지
그때의 아름다운 진실한 언약
지금 생각하면 피이익 웃음이 나오지

왜 일까?
내자신이 걸어온 길 뒤돌아 보니
시커먼 숯검덩이 내 가슴에서
그렇게 순수했던 시절이 있었는지

첫눈이 내리는 날 창밖을 보면
죽어 있던 기억이 죽순처럼 솟아나
잔잔한 가슴이 울렁거리며
당연이 치루는 즐거운 홍역에
피이익 웃다가
눈가에 축축함을 느낀다

혹여 너도 나처럼
가끔씩 흰눈밭에서 뒹굴며
못다한 사랑을 만지는 그런 꿈을 꾸니
지금도 난 말이야 널 생각하면
가슴에 빨간 셀레임이 쿵쾅거린다

오로지 너만 잘살길 바랄 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