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 작품

금수강산 3 9,225 2012.11.16 15:06
김환기 그림 중 쉽고 재밌는 그림들
무제 1957년 잡힐 듯 말듯, 놀듯 말듯. 새가 사람을 홀린다?
무제 1959년 사람 넋을 빼았는 빛깔을 뺐지만 아름다움은 여전하다
화병과 접시 1956년. 선을 그어 만든 꽂은 꽃이지만 살아있는 모습이다
바랑 1951~1953년. 광주리를 이고 바삐 걷는 여인의 치마가 날렵하다
(바랑-물건을 담아서 등에 질 수 있도록 만든 주머니)
무제 1965년 구름은 구름이요! 산은 산이고, 나무는 나무로다!
무제 1955년 을미년 1월 3일( 乙未新年 初三日 )
* 苑饍(종로구 원서동) 깊은 골목에
서울의 舊態(ㅣ日은 舊의 약자, 구태)가 歷然(역연)한디
(겨울에 썰매를 타거나 눈 위에 누워 눈그림자를 만드는 등 풍경들이 옛날과 똑같다)
* 灰色(회색) 하늘에 까마귄지 뭔지
새가 떠돌고
* 三角山(삼각산)에
집한채
* 乙未新年 初三日 (을미년 1월 3일)
* 앙상한 가지에
달빛이 푸르고
* 밍숭한 雪山(설산)에
月色(월색, 달빛)만 고요하고
깨어진 불두 1952년 ( 책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에 실린 불상 )
불두 ( 책 '그림에 부치는 詩'에 실린 불상 )
무제 1935~5년 그냥 정물화같다
산월 1952년 씨에서 막 자란 / 갓 피어난 소나무
밀집모자 사나이
닿을락 말락, 잡힐락 말락, 앉을락 말락, 나를락 말락, 가까울락 말락
소 지붕 위 닭 쳐다보듯, 무심한 것들의 모임
당신의 얼굴
* xx주변 冷水욕(냉수욕)
* 웃통 벗고 일할 때
* 아~ 빠리(Paris)는 어듸멘고!
* 당신의 얼굴
자화상 1957년 ⓒ환기재단
여름 달밤 기좌도(안좌도) 1961년 ⓒ환기재단
1963년 미국으로 건너가 보낸 편지와 일기에서 추상화가 김환기의 마음을 읽으면서 남긴 그림을 함께 봅시다.
( 김환기 수필집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에서 따옴 )
편지와 일기
1963년
커피는 10선(仙;cent) dollar = 弗, cent = 仙 ( 처음보는 센트의 한자 )
10월 29일
어제 저녁을 하고 뉴욕 대학교에서 하늘을 보니 만월(滿月, 보름달)이 아닌가.
나는 동양인이어서 그럴까.
달을 보면 맘이 이상해져... 305쪽
달 둘 1961년 ⓒ환기재단
가족에게 보낸 그림엽서 1963년 ⓒ환기재단
무제 1963년 ⓒ환기재단
12월 12일
오후 3시 30분 오늘은 어두워서 일이 안 돼요. 눈 뒤에 비가 오나봐.
못 견디게 그리워지는 시간... 조국이라는 게, 고향이라는게.
내 예술과 우리 서울과는 분리할 수 없을 것 같애...
내 그림 좋아요. 이제까지의 것은 하나도 안 좋아. 이제부터의 그림이 좋아.
정리된 단순한 구조, 저 미묘한 푸른 빛깔, 이것이 나만이 할 수 있는 세계이며 일일 거야...
어두워졌어요. 309쪽
1965년
1월 19일
미술은 질서와 균형이다. 312쪽
무제 1964년 ⓒ환기재단
1월 24일
선과 점을 좀더 밀고 가보자 312쪽
2월 1일
대폭 (87"x67") 처음 시작. 대작이다. 달과 산과 바람과.....
흑선黑線 그림은 완성으로 손 떼다 313쪽
봄의 소리 12-65 1965년
ⓒ환기재단
무제 1967년 ⓒ환기재단
무제 1967년 ⓒ환기재단
1968년
1월2일
선인가? 점인가?
선보다는 점이 개성적인 것 같다. 315쪽
1월23일
나는(飛) 점, 들이 모여 형태를 상징하는 그런 것들을 시도하다.
이런 것들을 계속 해 보자. 315쪽
1월 28일
빨간 바탕에 노란 삼각형점(點).
이제까지는 내 빛깔이 아니다. 밝은 빛을 좀더 내봐야겠다. 316쪽
오브제(제기/祭器) 1968년
ⓒ환기재단
무제 25-07-69 1969년
ⓒ환기재단
별 1969년
ⓒ환기재단
1970년
1월8일
내 작품은 공간의 세계란다.
서울을 생각하며 오만가지 생각하며 찍어가는 점.
어쩌면 내 맘속을 잘 말해주는 것일까.
그렇다.
내 점의 세계...
나는 새로운 창 을 하나 열어 주었는데 거기 새로운 세계는 안 보이는가 보다.
오호라... 322쪽
1월27일
나는 술을 마셔야 천재가 된다.
내가 그리는 선線, 하늘에 더 갔을까.
내가 작은 점點. 저 총총히 빛나는 별 만큼이나 했을까.
눈을 감으면 환히 보이는 무지개보다 더 환해지는 우리 강산(江山) 323쪽
영원한 것들의 스케치 1955년 ⓒ환기재단
2월11일
한국일보사로부터 내신. 한국미술대상 전람회 제1회에 출품 의뢰.
출품하기로 맘 먹다.
이산(怡山:김광섭)시 <저녁>을 늘 맘속으로 노래하다.
시화詩畵 대작을 만들어 '한국전'에 보낼까 생각한다. 324쪽
수상작 :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 김광섭 '저녁'에서 ) 1970년
ⓒ환기재단
6월 23일
잊고 지내던 강신석씨가 주간한국에 내 기사를 뜯어 편지 속에 보내오다. 마산에서.
편지의 구절에 이른 아침부터 뻐꾸기가 울어댄다 했다.
뻐꾸기 노래를 생각하며 종일 푸른 점을 찍었다.
앞바다 돗섬에 보리가 누렇다 한다.
생각나는 것이 많다.
부산에서 향(鄕)(부인 김향안을 이름)과 똑딱선을 타고 아버지 제사를 모시러 가던 때....
맨해튼... 지하철을 타고 뻐꾸기 노래를 생각해 본다. 326쪽
무제 27-11-70 1970년
ⓒ환기재단
무제 1970년 ⓒ환기재단
무제 05-04-71 1971년 ⓒ환기재단
무제 3-07-72 1972년 ⓒ환기재단
1973년
10월8일
미술은 철학도 미학도 아니다. 하늘, 바다, 산, 바위처럼 있는 거다.
꽃의 개념이 생기기 전, 꽃이란 이름이 있기 전을 생각해보다.
막연한 추상일 뿐이다. 351쪽
무제 16-10-73 1973년 ⓒ환기재단
1974년
2월 7일
Henry David Thoreau(1817-1862) ※미국의 작가, 자연주의자, 환경보호론자, 철학자
'Low living and high thinking' 덕불고필유린 德不孤 必有隣
德不孤 必有隣
출처 논어, 덕이 있으면 따르는 사람이 있으므로 외롭지 않다는 뜻
무제 20-5-74 1974년 ⓒ환기재단
※ 돌아가시기 두달 전에 그린 그림으로 장중, 엄숙, 경건한 느낌
7월 7일
더운 날이다. 오늘 입원하게 돼서
3:30 PM 향(鄕), 유진 母동반으로 입원
7월8일
7시경에 일어나다. 아침 커피가 참 좋다.
오후7시경 향鄕 오다 도덕경, 천자문, 여류미술전 목록 등 가지고,
Y가 붉은 장미 한 다발 안고 오다.
향을 태우고 드라이브 해 온거다 8시 떠나다. 374쪽
7월11일 鄕, 담배와 성냥 가져 오다.
다시 7시에 유진 모(母)와 오다.
여사가 아주 예쁜 Key Walnut을 선물주다. 정이 드는 지갑이다.
내일 한시에 수술, 눈치 보니 어려운 수술인 것 같다.
지금 나는 아무런 겁도 안 난다. 평온한 마음이다. Walnut 곽에 장난하다.
"구구삼정(鳩鳩森亭)에 나오면 하늘도 보고 물 소리도 듣고
프랑스 붉은 술에 대서양 농어(弄魚)에 인생을 쉬어 가는데
어찌타 사랑이 병이 되어 노래는 못 부르고 목 쉰 소리 끝일 줄을 모르는가."
1974.7.11 유니아티드 병원 망해실(望海室) 수화 청취(樹話 晴醉)....
※ 鳩(비들기 구)鳩森(나무 빽빽할 삼)亭(정자 정)
7월12일
해가 환히 뜬다. 오늘 한 시에 수술.
내 침대엔 'NOTHING BY MOUTH'가 붙여있다.
내일이 빨리 오기를 기다린다.
7월 25일
점으로 표현한 별빛을 만나러 하늘나라로 가시다.
수화 김환기의 묘 미국 뉴욕주 켄사코 묘지
김환기가 사랑하는 것들
호적 이외의 이름 수화 樹話
무슨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여하튼 호적의 이름이 싫어서 내 이름을 하나 갖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글자를 모아 놓고 거기서 나무 樹(수)를 얻었으나
그 밑에 붙일 글자를 좀처럼 얻지 못했다.
말씀 話(화)를 생각해 낸 것은 한참 후인 것 같다.
樹話 이렇게 모아 놓고 보니 시각적으로나 청각적으로나 내딴에는 정통으로 들어맞는다고 생각돼서
그땐 혼자서 약간 기뻐했다.
...
푸른 산 푸른 숲을 누가 좋아하지 않으랴.
무심코 지나가도 우거진 나무 그늘을 지날 때면 쉬어 가고 싶어진다.
비록 초라한 집일망정 樹에 파뭍혀 살고 싶어진다.
내가 지금도 이 산골에 살고 있는 것은 막연히 그러한 점에서일 게다.
... - 신천지 1954년 5월
토실토실한 잣
김환기가 사랑하는 것들 서울 ·파리 1945~1962
김환기가 실험적인 초기 작업에서 나아가 일관된 예술관을 탐구하게 된 것은 1948년에 그가 주동이 되어 결성한
신사실파>에 참여하면서 부터이며, 추상을 목적으로 하더라도 그 바탕이 되는 모든 형태는 '사실'이라는 의미를
함축시키기 위해 <신사실파>라는 이름을 김환기가 주장하였다.
이들은 자연형태를 거부하지 않은 채 새로운 시각으로 대상의 본질을 파악하고자 하였던 것이다.
김환기가 외래로 부터 유입된 미술 양식과 나를 낳아준 문화가 서로 부딪치며 발전하여,
민속적 기물들과 자연 풍경을 단순한 윤곽선과 평탄한 색면으로 묘사한 독특한 양식이 태어났다.
사람들은 6·25 전쟁과 같이 참혹한 경험을 겪으면 현실을 고발하거나 비판하는 노력과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경향이 있다.
김환기도 『피난열차』(1951)나 『판자집』(1951)『피난선』등과 같이 피난지의 풍경과 어려운 생활상 등을
소재로 하여 현실을 고발하는 기록을 남겼으며, 한편으론 산,달,도자기,반라의 여인 등 비현실적인 소재로
한 그림들은 현실의 어려움을 잊게하는 일종의 도피처라 한다.
『항아리와 여인』(1951)『달과 항아리』(1952)와 같은 그림들을 예로 들 수 있다.
'항아리와 여인들' 1951년 신안군 안좌면 읍동리 농협창고
1956년 프랑스 파리로 떠나다.
파리로 간 동기
과거나 오늘이나 우리 예술가들의 최대의 불행은 바람을 쐬지 못한 것,
그럴 기회가 없었던 것이 아닌가 하오.
우리들은 넓은 세계에 살면서도 완전히 지방인이외다.
한국의 화가일지는 몰라도 세계의 화가는 아니외다.
나는 동양사람이요, 한국 사람이다.
내가 아무리 변모하더라도 내 이상의 것을 할 수 가 없다.
내 그림은 동양 사람의 그림이요, 철두철미한 한국 사람의 그림일 수 밖에 없다.
세계적이려면 가장 민족적이어야 하지 않을까?
예술이란 강렬한 민족의 노래인 것이다.
나는 우리나라를 떠나봄으로써 더 많은 우리나라를 알았고,
그것을 표현했으며 또 생각했다. - 생각 조각들/片片想에서 1961 에세이211쪽
파리 통신 II
...
내 예술은 하나 변하지가 않았소.
여전히 항아리를 그리고 있는데 이러다간 종생 항아리 귀신만 될 것 같소.
여기 와서 느낀 것은 시 정신(詩 精神)이오. 예술에는 노래가 담겨야 할 것 같소.
거장들의 작품에는 모두가 강력한 노래가 있구려.
지금까지 내가 부르던 노래가 무엇이었다는 것을 나는 여기 와서 구체적으로 알게 된 것 같소.
밝은 태양을 파리에 와서 알아진 셈 - 1957.1 에세이 142쪽
파리 통신 III
...
난 여기 온 다음날부터 내 붓은 들고 있으나 도무지 돼야지요.
여전히 항아리와 새를 그리고 있는데 파리에 와서도 변하지 않고 있소.
나는 좀 비약하려고 애를 쓰지만 그것이 안 되는구려. - 1956.10 에세이 146쪽
'항아리와 여인' 1956년 안좌면 읍동리 앞너리 화장실
이조 항아리
지평선 위에 항아리가 둥그렇게 앉아 있다.
굽이 좁다 못해 둥실 떠 있다.
둥근 하늘과 둥근 항아리와
푸른 하늘과 흰 항아리와
틀림없는 한 쌍이다.
닭이 알을 낳듯이
사람의 손에서 쏙 빠진 항아리다. 新天地 4의1. 1946.2 에세이 26쪽
백자 항아리와 한국 근현대미술 국립박물관
'매화꽃이 있는 정원' 1957년 안좌면 여흘리
청백자 항아리
내 뜰에는 한 아름되는 백자(白磁) 항아리가 놓여있다.
보는 각도에 따라 꽃나무를 배경을 삼을 수도 있고 하늘을 배경으로 삼은 때도 있다.
몸이 둥근데다 굽이 아가리보다 좁기 때문에 놓여있는 것 같지가 않고 공중에 둥실 떠 있는 것 같다.
희고 맑은 살에 구름이 떠가도 그늘이 지고
시시각각 태양의 농도에 따라 청백자(靑白磁) 항아리는 미묘한 변화를 창조한다.
칠야삼경(漆夜三更)에도 뜰에 나서면 허연 항아리가 엄연하여 마음이 든든하고
더욱이 달밤일 때면 항아리가 흡수하는 월광(月光)으로 인해 온통 내 뜰에 달이 꽉 차있는 것 같기도 하다.
억수로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항아리는 더욱 싱싱해지고 이슬에 젖은 청백자 살결에는 그대로 무지개가 서린다.
어찌하면 사람이 이러한 백자 항아리를 만들었을꼬....
한 아름되는 백자 항아리를 보고 있으면 촉감이 동한다.
싸늘한 사기(砂器)로되 다사로운 김이 오른다.
사람이 어떻게 흙에다가 체온을 넣었을까. - 1955년 5월 김환기 에세이 117쪽
조선 백자 대나무 매화 무늬 항아리
내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여기 젊은 화가로 유명한 뷔페는 데생 화가다.
나는 그의 유화보다 데생을 더 좋아한다.
이 화가는 지금 굉장한 성 안에서 살지만 술병 하나만 놓고 그리는구나.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이 평범한 포도주병이 그림이 됐을 때그 병은 아름답기만 하더라.
아버지도 파리에 와서 항아리와 제기(祭器)만을 그리고 있는 셈이다. - 1959.12.16 김환기 에세이 155쪽
벽화(?) 팔금면 읍리
편편상(片片想) - 쫌쫌한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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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강산 2012.11.1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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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붕어빵 2012.11.18 03:09
<font color=green size=2><B>  금수강산님  전기가 들어오는군요.  댁에서 조금 여유럽게 지나고 계시는 모슴이 보입니다 좋은그림 감상하면서 금수강산님 그동안 태풍 쌘디에의해 고생하셨어요 다시는 그런일이 되풀이 되지않기를 기도합니다
금수강산 2013.01.03 21:19
<FONT color=brown size=2><b>붕어님 그간 안녕하세요...?
네, 거의 3주만에 집에 돌아 왔어요
집 냉장고 청소 아파트 청소를 급하게 했더니 몸살이 났어요
냉장고가 텅 비어서 시원합니다
선배님의 관심과 배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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