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보리밭」이라고 불리워지고 있는 이 그림은 나의 자상自像이다.
1950년대 피난중의 무질서와 혼란은 바로 나 자신의 혼란과 무질서의 생활로 반영되었다.
나의 일생에서 붓을 못들은 때가 두 번 있었는데 바로 이때가 그중의 한번이었다.
초조와 불안은 나를 괴롭혔고 자신을 자학으로 몰아가게끔 되었으니
소주병(한되들이)을 들고 용두산을 새벽부터 헤매던 때가 그때이기도 하다.
그는 늘 잎이 풍성한 나무를 그렸고,
이는 가난하지만 늘 마음만은 풍요로웠던 그의 삶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여름 한낮, 나무 아래에서 속옷만 입고,
누워있는 어린 아이의 편안하기만 할 마음 또한 그렇다..
붉은 색이 나는 땅 위에 녹색의 들이 잘 어울리어 활력이 넘쳐나고,
가축과 집 가까이 찾아 드는 까치도 한 식구로 여기고 있다.
아이의 눈, 코, 귀 목이 가장 단순한 기호로 그려져 있다.
그 뒤로는 집 세 채가 바로 또는 거꾸로 서 있다.
천진한 어린이가 두 다리사이로 세상을 바라보면 집이 거꾸로 보일 것이다.
화면에 그린 소재들이 마치 어린이가 그린 것처럼 한결 같이 간결하다.
작가가 늘 말하는 [나는 심플하다]는 말 그대로
소재가 지니고 있는 핵심적인 구성 요소만 그려서 가장 단순한 그림을 창작한다
입체주의 시점에서 그린 그림이다.
즉, 모기장 안에서 자고 있는 아이를 위에서 바라보는 시점(視占)에서 그리고
등잔, 요강과 그릇은 옆에서 바라다 보는 시점에서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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