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화와 옛시조

pigeon 2 7,044 2005.09.28 18:54
우리의 산수화를 배경으로 옛 기생들의
시조를 감상해 보시지요.
참으로 멋있는 여인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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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陵郊外 (48×69㎝) 梨花雨 흩뿌릴 제―계랑


배꽃 흩어뿌릴 때 울며 잡고 이별한 임

秋風落葉에 저도 날 생각하는가

千里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는구나


지은이 : 계랑(桂娘). 여류시인. 부안의 기생. 성은 이(李) 본명은 향금(香今),
호는 매창(梅窓), 계생(桂生). 시조 및 한시 70여 수가 전하고 있다.
황진이와 비견될 만한 시인으로서 여성다운 정서를 노래한 우수한 시편이 많다.
참 고 : 梨花雨―비처럼 휘날리는 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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乾川里 (46×68㎝) 送人


사랑을 나눈 시냇가에서 임을 보내고

외로이 잔을 들어 하소연할 때

피고 지는 저 꽃 내 뜻 모르니

오지 않는 임을 원망하게 하리

弄珠灘上魂欲消

獨把離懷寄酒樽

無限烟花不留意

忍敎芳草怨王孫



지은이 : 영양 기생
참 고 : 농주(弄珠)―연인과 함께 사랑을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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桂林近郊 (47×68㎝)傷春


이것은 봄이 감을 슬퍼하는 것이 아니고

다만 임을 그리워한 탓이네

티끌같은 세상 괴로움도 많아

외로운 목숨 죽고만 싶네

不是傷春病

只因憶玉郞

塵豈多苦累

孤鶴未歸情


지은이 : 계생(桂生), 혹은 매창(梅窓). 부안 기생. 『매창집(梅窓集)』이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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孤石亭 (53×97㎝)春愁


시냇가의 실버들 유록색 가지

봄시름을 못 이겨 휘늘어지고

꾀꼬리가 꾀꼴꾀꼴 울음 그치지 못하는 것은

임 이별의 슬픔 이기지 못함인가

池邊楊柳綠垂垂

蠟曙春愁若自知

上有黃隱啼未己

不堪趣紂送人時


지은이 : 금원(錦園). 원주 사람. 김시랑, 덕희(金侍郞 德熙)의 소실.
참 고 : 황리(黃麗鳥)―꾀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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孤石 竹亭里 雪景 (47×68㎝)매화 옛등걸에


매화 옛등걸에 봄철이 돌아오니

옛 피던 가지에 피음직도 하다마는

춘설이 어지러이 흩날리니 필듯말듯 하여라

梅花 노등걸에 봄졀이 도라오니

노퓌던 柯枝에 픗염즉도 *다마*

춘설(春雪)이 난분분(亂紛紛)*니 필동말동 *여라


지은이 : 매화(梅花). 생몰년 미상, 조선시대 평양 기생. 애절한 연정을 읊은
시조 8수(그중 2수는 불확실함)가 『청구영언』에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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公州 문동골 (47×69㎝)待郞


임 가실 제 달 뜨면 오마시더니

달은 떠도 그 임은 왜 안 오실까

생각해 보니 아마도 임의 곳은

산이 높아 뜨는 달 늦은가 보다

郞去月出來

月出郞不來

相應君在處

山高月出遲



지은이 : 능운(凌雲).
참 고 : 상응(相應)―생각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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內山里의 겨울 (52×97㎝)玉屛


마을 하늘은 물이런 듯 맑고 달빛도 푸르구나

지다 남은 잎에 서리가 쌓일 때

긴 주렴 드리우고 혼자서 잠을 자려니

병풍의 원앙새가 부러웁네

洞天如水月蒼蒼

樹葉蕭蕭夜有霜

十二擴簾人獨宿

玉屛還羨繡鴛鴦



지은이 : 취선(翠仙). 호는 설죽(雪竹) 김철손(金哲孫)의 소실.
참 고 : 십이상렴(十二擴簾)―긴 발을 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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魯家村 (57×88㎝) 離別


말은 다락 아래 매어 놓고

이제 가면 언제나 오시려나 은근히 묻네

임 보내려는 때 술도 떨어지고

꽃 지고 새가 슬피 우는구나

駐馬仙樓下

慇懃問後期

離筵樽酒盡

花落鳥啼時


지은이 : 일지홍(一枝紅). 성천(成川)의 기생.
참 고 : 선루(仙樓)―신선이 산다는 다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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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埠古刹 (47×69㎝)묏버들 가려 꺾어


묏버들 가려 꺾어 보내노라 임에게

잠자는 창 밖에 심어 두고 보소서

밤비에 새잎 나거든 나인가 여기소서

묏버들 갈* 것거 보내노라 님의손*

자시* 窓밧긔 심거두고 보쇼셔

밤비예 새닙 곳 나거든 날인가도 너기쇼셔


지은이 : 홍랑(洪娘). 생몰년 미상. 조선 중기 때의 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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台霞里 雪景 (53×97㎝)청산은 내 뜻이오


靑山은 내 뜻이오 綠水는 임의 情이로다

녹수 흘러간들 청산이야 변할손가

녹수도 청산을 못잊어 울면서 가는가



靑山은 내*이오 綠水* 님의 정情이

綠水 흘너간들 靑山이야 변(變)*손가

綠水도 靑山을 못니저 우러예여 가*고


지은이 : 황진이(黃眞伊). 생몰 미상. 조선 중종 때의 명기. 개성 출신
大興寺 (4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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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興寺 (48×70㎝)


실버들 천만 가지 문 앞에 휘늘어져서

구름인 듯 인가를 볼 길 없더니

문득 목동이 피리불며 지나간다

강 위에 보슬비요 날도 저물어 가누나



千絲萬縷柳垂門

綠暗如雲不見村

忽有牧童吹笛過

一江烟雨自黃昏



지은이 : 죽향(竹香). 호는 낭각(琅珏). 평양 기생.
참 고 : 연우(烟雨)―아지랑이가 낀 것처럼 내리는 비



♬~~~

Comments

금수강산 2005.09.29 01:08
  배꽃 흩어뿌릴때 울며잡고 이별한님  추풍낙엽에 저도 날 생각하는가    떠나간 무정한님 그리는여심은 예나 지금이나 매한가지로 매창이 읊은 애절한 이시는 이태백이 들었다면 울고갔을만한 만고 절창의 시구군요.안숙선명창의 사랑가와 산수화 ,주옥같은 여류시인들의 시가 어울려져서 격조높은 한마당을 펼쳐주신 리포터님 넘 감사합니다~ 어디에서 이런좋은재료를 구해오시는지요 ^ ^
pigeon 2005.09.29 10:58
  들을수록 멋이 있는 우리 고유의 음악 .. 동문님들 많이 즐겨주세요...그림선택은 화가 사랑이님의  도움이크답니다 사랑이님 께서 요즈음 com공부로 많이 바쁘셔서 ..아마 다시 좋은 작품으로 우리 동문님들을 찿으실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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