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숙명인상 :
류지영 동문(72생미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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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17 | |||
매해 연말이 되면 우리대학 총동문회에서는 한 해 동안 숙명의 이름을 빛내며 모교와 동문회에 크게 기여한 인물에게 ‘올해의 숙명인 상’을 수여한다. 지난해 12월,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개최한 ‘제28대 총동문회 2013년 송년 이사회’에서 류지영 동문이 그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올해의 숙명인 상은 숙명을 아끼고 인격과 덕망을 고루 갖춘 숙명여대 동문으로 국가와 사회발전에 공헌한 동문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류지영 동문은 1972년 생활미술학과를 졸업하고 제27대 총동문회회장을 역임하면서 숙명의 발전과 동문회의 발전을 위해 공헌했다. 총동문회 측은 “류지영 동문은 현재 새누리당 국회의원으로 모범적인 의정활동을 하고 새누리당 중앙여성원 원장으로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며 숙명의 이름을 빛냈다”고 선정 이유를 밝힌 바 있다. 다음은 류 동문과의 1문1답이다.
1. 지난해 ‘올해의 숙명인상’ 수상자로 선정되셨습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숙명인상’을 받은 이후, 많은 선배․동료의원님들에게서 부러움 섞인 칭찬을 많이 받았어요. 현직 국회의원이 가장 받기 어려운 상이 ‘모교에서 주는 상’이라더군요. 저는 이 상이 감사하기도, 한편으론 무겁기도 합니다. 제가 19대 국회의 유일한 숙대출신 의원이니, 타의 모범이 되어달라는 동문들의 바람이 아닐까 싶거든요.
국회의원이 되어 지금까지, 우리 숙명인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보건복지위원으로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사회적 약자를 꼼꼼히 살피면서 복지수준 향상과 보건분야의 발전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새누리당 중앙여성위원장으로서 대한민국 여성들이 처해진 문제의 해결을 위해 일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후배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그리고 내 두 딸이 살아가는 이 대한민국은 보다 평등해져, 노력 한만큼 결과물을 손에 쥘 수 있는 합리적인 세상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일해왔죠.그러나 아직 해결해야 하는 현안들이 산적해있다는 것을 알기에, 앞으로 남은 2년가량 더욱 적극적으로 임하겠습니다. 우리 숙명인의 격려가 담긴 상을 받았으니 말이죠.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2. 청마의 해를 맞아 개인적으로 또, 정책적으로 올해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으신 부분은 무엇인가요?
워킹맘, 여성경제인으로 지내면서 단지 ‘여성’이기 때문에 받은 막연한 차별 때문에 가슴으로 울었던 적이 여러 번이었어요. 처음엔 그저 나 혼자 이겨내면 된다고 생각했었지만, 두 딸의 엄마로서 내 아이들에게 같은 아픔을 줘서는 안 되겠더라고요. 내가 아무리 뛰어도 멘토의 역할은 할 수 있지만 짐을 덜어줄 수는 없다는 결론 끝에, 정치권 내에서 내가 직접 여성의 목소리를 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 의정활동의 중심에는 항상 ‘행복한 여성’이 자리잡고 있어요. “내 딸과 내 후배들, 여성들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제 사명입니다. 올해 역시, 여성을 위한 두 가지의 목표를 세웠어요.
그 첫 번째는 6.4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여성의 정치참여확대 기반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과거에 비해 많이 변화되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진정한 의미의 양성평등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죠. 특히 ‘일-가정의 양립’을 위한 방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고 있지 못하다고 봐요.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정치권에 많은 여성인재들이 진출하여 현장의 소리를 제대로 전달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법안을 만드는 것이 선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여성들이 정치를 해야 기존 정치권이 미처 보지 못했던 대한민국의 취약점들이 개선되는 등 진정한 새 정치가 열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요. 이에 새누리당 중앙여성위원장으로서, 교육 등을 통해 예비여성정치인을 양성하고 인재를 발굴하는 일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하고, 정치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해요. 두 번째, 아이들과 학부모가 믿을 수 있는 보육환경을 만들 것입니다. 선진보육은 여성들이 마음 놓고 자신의 재능을 살리며 일할 수 있는 ‘필수조건’이라 생각해요.
그간 우리나라의 보육분야 관련 정책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어, 과거 보육정책 그대로의 모습을 갖고 있는 부분이 많아요. 국민들의 많은 관심을 받은 건 불과 최근의 일로, 보육환경 개선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참 열심히 뛰어 다녔었죠. 관련 법안과 예산․정책을 챙겼고, 다행스럽게 교사 인건비 지원근거를 마련하고 작년엔 보육교사 처우개선비를 증액하는 등 ‘보육환경’이 진일보할 수 있는 좋은 결과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유보통합 등 아직도 해결해야 하는 현안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이에 올해 역시 이 문제들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 및 근거를 마련하는데 집중하려 합니다. 사랑하는 우리 후배님들 역시 워킹맘의 삶을 살게 될 텐데, 선배인 제가 그 아픔과 고통을 분담하지 않는다면 누가 하겠어요. 그러나 올해의 의정활동이 방금 언급한 두 개의 목표에만 한정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국민들의 상처를 위로하고 실천가능한 치료방안을 만드는 것이 국회의원이 기본적인 책무 아니겠어요? 다만,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목소리가 중요해요. 그러니 언제든 우리 후배님들, 범위를 한정짓지 말고, 개선해야 할 정책 및 법안 아이디어가 있다면 편하게 연락 주세요. 국회의원회관 321호는 항상 우리 동문들에게 열려 있답니다.
3. 학부 전공이 미술이신데 대학에서 유아교육 분야를 선택하시게 된 구체적인 계기가 있었다면 말씀해 주세요.
결혼 후 곧바로 남편을 따라 미국에서 두 딸을 양육하였어요. 미국 유아교육기관에 아이를 보내고 보조교사도 하면서 선진화된 유아교육시스템을 보게 되었죠. 이후 한국에 돌아왔는데, 보육환경이 말도 안 되게 형편없더군요. 보육을 교육의 카테고리로 보지 못하고, 선생님을 그저 ‘아이 보는 사람’으로 치부하는 사회분위기, 연령․수준별로 구성된 신뢰성 있는 교육자료의 부족, 보육환경에 대한 열악한 처우, 보육시설에 대한 신뢰성 부족 등 수많은 문제점들이 보육환경 개선을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이를 보면서 나의 두 딸도 엄마가 되고 이곳에서 아이를 키울텐데 이대로 둬서는 안 된다 하는 생각이 뚜렷해진 것 같아요. 그래서 미국에서의 경험과 전공을 살려 유아미술학원을 개원하고 유아교육 일을 시작했죠. 그러나 이 일은 굉장히 한정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잖아요. 보다 선진화된 보육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큰 그림을 그리고 실행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마침 유아교육자용 전문지인 <월간유아>의 경영자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왔고, 내가 깊이가 없다면 발전이 없겠다는 생각에 유아교육 분야를 공부한 것입니다. 4. 제27대 총동문회회장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셨던 것으로 압니다. 인상적이거나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총동문회장에 취임하면서 이것만은 꼭 이뤄내겠다고 생각한 것은 ‘숙명인 네트워크’였습니다. 이에 직장별․직능별 동문회 설립을 꾸준히 추진하고, 작은 동호모임이라도 지원하려고 애썼죠. 외부 어디든 모임에 가면 일단 숙대 출신을 찾았고요. 그러나 이 과정이 쉽지만은 않더군요. 우리 숙명인들은 자신이 있는 분야에서 정말 일을 꼼꼼하게 잘하고 있지만, 단점이 혼자 일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소속을 드러내지 않고 일하는 많은 숙명인을 찾아서 모임을 갖게 하고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참 외롭기도 했지요.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네트워크를 통해 우리 숙명인들이 선후배간의 정을 쌓고 실제 도움을 주고 받았다며 감사를 표할 때 내가 해냈다는 뿌듯함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네요. 저는 지금도 숙명 네트워크는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총장님께서도 이 중요성을 알고 ‘숙명 공무원 모임’, ‘고시출신 동문과의 간담회’ 등의 자리를 마련하여 다양한 네트워크 구축에 힘써주고 있으신데 우리 숙명인들이 함께 동참해주길 바래요. 사회에 나가면 이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더욱 뼈저리게 느낄 겁니다. 특히,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소위 ‘올드보이 네트워크’라고 하는 조직 내 남성들만의 네트워크를 뚫고 발전된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 것이 쉽지 않죠.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이 우리 ‘숙명네트워크’입니다. 언제든 어디서든 숙명인임을 자랑스러워하며, 모교사랑을 나누길 바랍니다.
5. 마지막으로 숙명의 후배들에게 격려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과거에 비해 많은 발전이 있다고 하나, 여전히 대한민국은 여성이 자신의 꿈을 달성하기에 쉬운 환경은 아닙니다. 고시합격자 중 절반이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막상 여성 고위공무원은 8.7%에 불과하고. 기업은 말할 필요도 없죠. 많은 여성들이 취업전선으로 뛰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30대부터 여성취업률은 남성의 절반정도밖에 되지 않고 있죠. 무엇보다 내 인생 속에서 ‘여성’이라는 장애물은 아직도 크게만 느껴질 겁니다. 하지만 ‘도전을 멈추지 마세요.’ 저는 전업주부로 살아가면서도 꿈을 품었고 당당하게 세상 밖으로 뛰쳐나왔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왔어요. 우리 숙명인들 역시 자기만의 큰 꿈을 꾸고 도전하길 바랍니다.
만약 여러분의 꿈을 달성하기 위해 ‘여성’이라는 점이 높다란 벽이 된다면, 저를 비롯한 많은 선배들이 여러분의 대로(大路)를 만들기 위해 지금 고군분투 하고 있으니, 희망을 가지고 도전하라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오솔길도 자주 걸으면 길이 만들어지지 않겠어요? 또, 설령 여러분이 걷는 그 길이 오솔길일지라도, 남들이 미처 보지 못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음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세요. 그리고 한 가지 더, “모두 다 1등을 할 필요는 없어요. 모두 동일한 꿈을 꿀 필요도 없어요.” 여러분이 각기 가진 그 꿈을 소중히 여기고 달성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