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후보가 10일 여심잡기에 나섰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숙명여대에서 특강을 했다(왼쪽). 정 후보는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미혼모 자활 시설을 방문해 간담회를 했다. [뉴스1]
새누리당의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놓고 TV토론에서 일합을 겨뤘던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총리가 10일에는 각각 여심(女心) 잡기에 나섰다. 정 의원은 이날 오후 부인 김영명 여사와 함께 서대문구에 있는 미혼모 자활 시설인 애란원을 찾았다. 미혼모들과 대화엔 김 여사가 적극적으로 나섰다. 한 미혼모가 “아이가 선천적으로 비염이 있다는데 병원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곳이 없다”며 울먹이자 김 여사는 “애들이 어렸을 때 잔병치레가 많은데 언제까지 이곳에 머물 수 있느냐”며 위로했다. 정 의원은 “서울시 복지 예산이 7조원인데 서울시에서 일할 기회가 되면 최소한 아이들 의료비 걱정은 안 하도록 하겠다”며 “이건 아주 기본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숙명여대 1, 2학년 220여 명 앞에 선 김 전 총리는 자신의 저서인 『연필로 쓴 페이스북』을 토대로 ‘함께 꿈꾸는 미래’란 주제의 강연을 했다. 그는 “술을 마시지 않고 취할 수 있고 시행착오 있어도 용서되는 나이가 청춘”이라며 “두려워 말고 일희일비하지 말고 진정한 행복을 찾으시라”고 했다. 그는 한 파독 간호사의 집에서 태극기를 봤던 사연을 소개하며 “세월 속에 파독 간호사들에 대한 고마움이 잊혀지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순간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후보들의 공개 행보와는 달리 양 캠프는 이날도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며 날을 세웠다. 김 전 총리 측은 정 의원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의 백지신탁 문제를 파고들었다. 김 전 총리 측 최형두 대변인은 “백지신탁 문제는 경선에서 반드시 걸러져야 할 중대한 문제”라며 “백지신탁위원회에서 직무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면 90일 내에 처분해야 하는데 현대중공업의 주식이 조선업계 후발 주자인 중국의 손에 들어간다든지 하면 치명적 문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 의원 측 박호진 캠프 대변인은 “공격포인트를 잘못 짚었다. 검토 결과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최악의 경우 주식을 정리하면 그뿐”이라며 “국가기반사업이라 매각이 안 된다는 주장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회사 사정을 모르는 것”이라고 반격했다. 정 의원 측은 김 전 총리의 짧은 정치 경력을 비판하면서도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본선 경쟁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핵심 관계자는 “경선 기간 중에 칩거를 하거나 토론회에서 당황하는 모습은 김 전 총리가 본선 경쟁력이 없다는 방증”이라며 “박 시장과의 비교 우위에 방점을 찍은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권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