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숙명여대 젬마홀에서 열린 ‘북한 바로 알기’ 강좌 첫날 개강식에서 홍규덕 교무처장(오른쪽)이 각계 저명인사로 짜인 강사진과 개설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강사 중에는 김치 파이브(Kimchi five)도 있습니다.” 4일 서울 청파로 숙명여대 약학대학 1층 젬마홀. 사단법인 ‘1090 평화와 통일운동’(이하 1090운동)이 숙대와 함께하는 ‘생활 속의 북한 알기’ 강좌가 시작됐다. 교무처장인 홍규덕 교수의 강의 소개를 듣던 학생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홍 교수가 “영화 ‘국제시장’에서 6·25전쟁 중이던 1950년 12월 22일 수송선 메러디스 빅토리아호를 타고 피란민이 흥남항을 빠져나오는 장면이 나오죠? 선상에서 5명의 아이가 태어났는데 미군이 이들에게 ‘김치’란 애칭과 (김치원, 김치투 하는 식으로) 번호를 붙여줬어요”라고 설명했다. 다섯 번째 아이였던 이경필(65) 장승포가축병원 원장이 ‘기적의 김치 파이브-분단을 넘어 화해로’란 주제로 ‘생활 속의 북한 알기’ 강사로 참여한다는 얘기였다. 학생들은 그제야 고개를 끄떡이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날 첫 강의에는 200명의 학생이 참석했다. 개강을 축하하기 위해 방문한 김영래(전 동덕여대 총장) 1090운동 북한 알기 분과위원장은 “각계 저명인사가 강사로 참여한 만큼 젊은 세대들이 북한을 이해하는 명품 강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측은 “황선혜 총장이 통일준비위원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강의 개설 취지를 설명했고 박 대통령이 각별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박보균 중앙일보 대기자는 ‘한반도에서 가장 추운 지방은 어디냐’ ‘조선조 말기 물을 팔아 돈을 번 사람들이 누군지 아느냐’는 돌발 질문을 던졌다. 답이 없자 박 대기자는 “1933년 북한 중강진은 영하 43도를 기록했고 북청 사람들은 물장수로 이름을 날렸다”고 한 뒤 “우리 세대에 익숙했던 북한에 대한 상식들이 이젠 잊혀 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6월 말까지 15차례 진행될 강의는 손에 잡히는 콘텐트로 채워질 예정이다. 학습만화 『먼 나라 이웃 나라』의 저자인 이원복 덕성여대 총장이 ‘진짜 먼 나라 이웃 나라’ 북한을 주제로 강의한다. 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은 북한의 역사와 문화 를, 2011년 1월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을 치료한 이국종 아주대 의대 교수는 북한의 의료 현실과 대북 지원을 소개한다.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글=정영교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원 <yjlee@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