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총장들의 새해 화두는 ?...

숙명사랑1 1 2,798 2016.01.25 10:55

대학총장들의 새해 화두는? … 사회수요 맞춤형 학과 개편

병신년 신년사에 고민 드러내…일부는 사업 선정 강한 의지 나타내기도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2016-01-04 18:07:53 송고

2016년 새해를 맞아 정부의 사회수요 맞춤형 인재양성사업이 대학가의 화두가 되고 있다. 사진은 대학교육연구모임 대학고발자 소속 학생들이 지난해 10월 연세대학교 정문 앞에서 이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모습이다./뉴스1 © News1


'3000억원을 잡아라.' 2016년 병신년(丙申年)이 밝으면서 대학총장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사회수요 맞춤형 인재양성 사업이 올해 본격 시작하는 탓이다.

이들 사업의 총 예산도 3000억원에 달한다. 가장 규모가 큰 산업연계 교육활성화선도대학 육성사업(PRIEM)의 지원금이 2012억원이고 대학인문역량 강화사업(CORE)도 600억원을 3년간 지원한다. 평생교육단과대학 지원사업에도 300억원을 투입한다.

문제는, 사회수요 맞춤형 인재양성 사업들이 대부분 대대적인 학과개편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프라임사업은 진로·취업 중심으로 대학을 전면 개편하는 대학을 지원한다. 코어사업도 인문학과 재편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내부 구성원을 설득해야 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

4일 대학 총장들이 발표한 신년사에서도 이런 고민이 그대로 묻어났다. 그러면서도 총장들은 사회수요 맞춤형 인재양성사업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대학 구성원들에게 협력을 당부하기도 했다.

황선혜 숙명여대 총장의 신년사에서는 왜 대학들이 사회수요 맞춤형 인재양성 사업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지 엿볼 수 있다. 

황 총장은 "지금 청년실업률은 공식적으로 7.5%이지만 체감실업률은 20%를 넘어선 지 오래"라며 "대학은 취업 양성소가 아니라고 항변하거나 일자리 문제는 정부나 기업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치부하기엔 문제가 매우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등록금 의존율이 60%에 달할 정도로 우리 대학의 재정구조는 만성적 취약점을 갖고 있다"며 "인문·사회와 예체능 비중이 높은 학사구조의 한계로 말미암아 우리 대학은 외부연구비 수주와 국가 재정지원사업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황 총장은 "지속적인 공학계열 확대를 통해 프라임사업과 같은 대형 정부 재정지원사업을 수주하여 우리 대학이 또 다른 백년을 기약할 수 있는 동력원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교양교육을 개편하고 기초교양대학을 설립해 대내외에 자랑할 수 있는 양질의 교양교육의 틀과 내용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기초교양대학은 코어사업의 한 유형이다.

이남호 전북대 총장은 "지난 한 해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교육부 8개 주요 재정지원사업에 모두 선정되어 전국 대학 중 유일하게 8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면서도 "지난해 성취에 만족하고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특히 "사회수요 맞춤형 인재양성사업인 이른바 프라임사업과 코어사업, 평생교육단과대학 지원사업은 지원금액도 크고 우리 대학의 미래와도 직결된 사업이어서 기필코 유치해야 할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학과통합 등 학과 간 그리고 학문 분야 간 통 큰 양보와 배려가 필요한 사업이어서 구성원들의 지혜와 협조가 절실하다"며 "여럿이 함께하면 아무리 힘든 일도 즐겁게 할 수 있고, 여럿이 함께하면 길은 반드시 생겨난다"고 당부했다.

동국대 총장을 맡고 있는 보광 스님은 "학제 간 융합은 올해 동국대의 최대 화두가 될 것"이라며 "인위적은 학문 구조조정은 자제하겠지만 학제 간 융합연구에 앞장서는 전공 및 학과에 대해서는 적극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광 스님은 또 "향후 자구책을 마련하는 학과와 전공에 대해서는 학교 당국에서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지만 시대적 조류를 외면하는 학과 또는 전공들은 자연적으로 도태될 수밖에 없음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 구성원 다독이기도 빼놓지 않았다. 김인철 한국외대 총장은 "신년에 우리가 가야할 길이 평탄하지만은 않다"며 "당장의 불편과 고통이 따르더라도 우리 대학의 중장기적 발전과 내실화를 위해 꼭 필요한 정책들을 외면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오늘날 한국의 대학을 둘러싼 제반 여건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며 "산을 만나면 길을 만들어 나가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아 건넌다(봉산개도 우수가교, 逢山開道 遇水架橋)는 말처럼 실질적인 대안 마련을 위해 모든 지혜를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해 의지를 사자성어로 표현한 총장도 있었다. 지병문 전남대 총장은 "올해도 대학교육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녹록치 않은 만큼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에 선제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자세가 요구된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금석위개(金石爲開)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금석위개는 중국 한나라 때 이광(李廣)이라는 장수가 사냥 길에 큰 호랑이를 발견하고 활을 쏘아 명중시켰으나 사실 그것은 호랑이가 아니라 커다란 바윗덩이였다는 고사에서 비롯된 고사성어다. '생각을 한 곳에 집중하면 아무리 단단한 쇠나 돌이라도 능히 뚫을 수 있다'는 뜻이다.

지 총장은 "세계와 경쟁하며 미래를 이끌 선도대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연구, 취업, 국제화부문의 경쟁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면서 "구성원 모두의 능력과 열정을 한데 모을 수 있는 공동체 정신이 발휘될 때 대학의 경쟁력은 극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형진 기자(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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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사랑1 2016.01.2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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