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제일모직 상무 이은미 동문 !!! | |||
2014-08-26 | |||
이은미 동문이 졸업을 앞두고 한 중소 여성복브랜드 신입사원 선발 최종전형 시험장에 있었던 1987년 여름방학의 이야기다. “참석자 8명을 불러 모으더니 모두에게 옷을 입혀보고는 피팅이 좋은 친구 두 명만 고르고 다 탈락시키더라고요. 공평한 환경에서 순수하게 실력을 발휘할 수 있으려면 대기업에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등하굣길에 삼성 건물이 보였었는데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삼성에 들어가고 싶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아요.” 이후 제일모직에 공채 디자이너로 당당히 입사한 이 동문은 입사 5년차에 실장 직함을, 19년차에 CD(Creative Director) 직함을, 24년차에는 공채디자이너 출신으로서는 최초로 상무 직함까지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이런 그녀에게 요즘 주위에서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꿈을 이룬 노하우‘가 무엇인지다.
“꿈을 이루기 위한 노하우요? 사실 없어요. 정신없이 달려오기만 해서 그런 것을 생각할 겨를도 없었네요.” 이번 특강을 준비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는 이 동문. 그녀가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네 가지 노하우는 무엇이었는지 소개해본다.
하나. 기본에 충실하라 “회사 사람들끼리 하는 우스갯소리로, 옛날에 입사하길 참 잘했다고 해요. 요즘 우리 회사에는 똑똑한 후배사원들이 참 많거든요. 그들의 공통점은 바로 기본에 충실하다는 점이에요.” 이 동문은 후배들에게 ‘기본’에 충실할 것을 주문했다. 너무 흔한 이야기이고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상 현업에서 보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은근히 많다는 것. “신입사원으로 입사하고 나면 잡무도 맡게 되는데, 기본에 충실한 사람은 그런 일에도 열의를 다해 일해요. 예의바르고 약속 잘 지키는 것은 기본이고, 자신과 가족을 사랑하는 당당한 사람이죠.”
둘. 나만의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라 그녀는 SBS에 방영되었던 한 다큐를 예로 들며 설명했다. 실험그룹 내에서 리더역할을 잘 하고 있는 사람에게 ‘당신에 대한 주변의 평가가 나쁘다’고 얘기해주고, 팔로어로 처져 있는 사람에게 ‘당신에 대한 주변의 평가가 좋다’고 얘기하자 두 사람의 행동 패턴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자신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는가에 따라, 마음먹기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는 거예요. 자신의 가치는 본인이 만드는 거죠. 좋은 자리에 배치될 때마다 자신감이 생기고 목소리도 커지기 마련이에요. 같은 맥락으로 저는 회사에서 ‘숙대생들 조용하지 않아요. 무지 잘해요.’라고 이야기 하고 다녀요.“ 라며 엄지를 들어보였다. 셋. 위기를 기회로, 기회는 준비된 자만이 잡을 수 있다. 대기업에서 입사 15년차쯤이면 극한의 위기가 찾아오는 시기가 된다. 이 동문이 입사 17년차를 맞이하던 2008년 초, 많은 동기들이 퇴사를 했고 이 동문 역시 아이디어 고갈과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었지만 그녀는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을 발판을 마련해둔 상태였다. “내가 정체되니까 브랜드가 성장하지 못하는 것 같고, 후배들 분위기도 처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퇴사까지 고민하다가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모험을 걸어봤죠.”
그녀는 경영진에게 전화와 이메일로 총공세를 벌여 1년간의 해외연수라는 유례없는 기회를 얻어냈다. 그렇게 떠난 이탈리아에서는 마케팅코스와 패션스쿨을 거치며 재정비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예전엔 해외연수 기회가 잘 없었기도 했고, 졸업하자마자 취업하고 결혼해서 유학을 못 갔어요. 하지만 영어와 이탈리아어만큼은 꾸준히 공부해뒀어요. 기회가 언제 올지 모르잖아요.” 이 동문은 후배들에게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준비사항으로 △학점 △어학공부 △독서(월 10권 이상)를 주문했다. 학점은 성실성의 지표이고, 어학능력은 글로벌 업무의 기본이며, 다독(多讀)은 아이디어와 조리 있는 언변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 그렇게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다가, 갑자기 찾아오는 기회를 잘 잡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넷. 크리에이티브 이 동문은 크리에이티브를 선천적 재능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개발하는 재능이라고 했다. 본인 또한 크리에이티브 개발을 위해 여러 나라에서 열리는 세미나와 박람회에 참석하고 틈틈이 패션잡지를 다독하는 등 연구를 쉬지 않는다고 했다. “디자인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공감하겠지만 참 힘들고 어렵죠. 그런데 스티브잡스, 고흐, 유명작곡가 등등 큰 일을 해낸 사람들마저도 어느 날 갑자기 섬광처럼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은 아니래요. 천재적인 센스보다는 집중력과 꾸준함이 필요한 것 같아요. 항상 그와 관련된 생각을 하고 있다가 어느 순간 나오는 것이 크리에이티브라고 생각합니다.”
한 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펼쳐진 그녀의 강의는 다시 ‘기본에 충실하라’로 수렴됐다. 강연 말미에는 후배들에게 잔소리를 늘어놓았다고 생각되었는지, 의류학과를 꿈꾸고 있는 딸에게는 오히려 이런 얘기를 자주 못해준다며 멋쩍게 웃었다. 그녀의 좌우명은 ‘착안대국 착수소국(着眼大局 着手小局, 계획은 멀리보고, 실행은 디테일하게)’이라고 했다. 그런 그녀의 다음 계획은 무엇일까. “수첩에 꿈을 쭉 적고 있는데 겨우 하나 지웠어요. 다음 꿈은 ‘이 회사를 오래 다니고 싶다‘입니다. 요즘은 전무가 될 거라고 말로 하고 다녀요. 후배들에게 나 전무되려면 너희가 잘해야 한다고 해요. 후배 양성도 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