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목 만점으로 학과수석 차지한외국인 유학생 망고 제인 앙가르 !!! | |||
2014-12-16 | |||
지난 9월 22일 백주년기념관 한상은라운지에서 진행된 학기우등상 최우등상 시상식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학생이 있었다. 한국 학생들 사이에서 당당히 최우등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그녀는 정치외교학과에 재학 중인 망고 제인 앙가르 학생이다. 한국 학생도 받기 힘들다는 올A+의 성적으로 학과 수석을 차지한 그녀는 케냐에서 온 유학생이다. 연일 언론에 보도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그녀를 만났다. 최우등상 수상에 대해 축하의 말을 건네자 그녀는 “전 과목 만점을 받게 돼 나 자신도 놀랐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녀는 지난학기 ‘세계화의이해’ 등 2과목의 전공 수업과 ‘글쓰기와읽기’ 등의 4과목의 교양 수업을 포함 총 6과목 17학점을 이수하고 전과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특히 한국 학생들도 어려워한다는 ‘글쓰기와읽기’도 A+를 받아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녀의 공부 비법, ‘질문하기’
그녀에게 전과목 만점의 공부 비법을 물었다. “처음에 한국에 왔을 때는 성적 걱정이 컸다”며 “학습 환경도 낯설고 아직은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 어려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질문하기’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했다. 그녀는 모르는 부분이 생길 때 마다 교수님께 질문을 드리고, 본인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한국 정치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주어진 과제 외에도 수업과 관련된 신문 기사와 도서, 영화 등을 다양한 자료를 찾아보며 공부한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민주화에 대한 관심으로 한국행 결심
그녀의 한국행 역시 한국 정치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되었다. 고교시절 6.25전쟁에 대해 배우며 전쟁을 겪은 나라가 어떻게 빠른 경제 발전을 이루었는지 호기심을 갖고 한국에 관련된 책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특히 그녀는 케냐와 많이 닮아 있는 한국의 민주화 과정에 대해 공부하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한국 국민의 노력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국 정치 수업을 들으며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광주 민주화 운동이었다”는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정치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다. 그녀는 “민주화에 대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열망에 가슴이 뛰었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한국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던 중 뉴스를 통해 고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했고, 이와 더불어 대통령 탄핵, 국회의 몸싸움, 촛불집회 등의 정치 이슈들을 보며 역동적인 한국 정치를 직접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한국행을 결심했다.
열정으로 배운 한국어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
한국에 오기 위해 그녀는 케냐에서 6개월 간 한국어를 배웠다. 케냐 수도 나이로비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세종학당에 다니며 한국 유학을 준비했다. 한국어를 빨리 익히기 위해 ‘프레지던트’ ‘대물’ 같은 한국의 정치 드라마를 즐겨봤다고. 이렇게 한국어를 공부했던 경험은 지난학기 ‘글쓰기와 읽기’ 수업을 들으며 작성했던 ‘한국 드라마가 외국인 유학생에게 미치는 영향’ 레포트의 바탕이 되었다.
그리고 2013년 3월, 그녀는 한국으로 건너왔고, 1년간 우리대학 국제언어교육원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며 아시아여성연구소에서 인턴으로 일한 뒤 2014년 드디어 정치외교학과 학생으로서 첫 학기를 보내게 되었다. 그녀는 "한국에서의 첫 해는 한국어 공부와 함께 살아 있는 전공체험도 할 수 있어서 입학 후 학과 공부를 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녀의 한국 생활이 궁금했다. “매운 음식을 잘 먹지는 못하지만 한국음식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라볶이’다. 수업이 끝나고 학교 앞에서 친구들과 즐겨먹는 메뉴라고. 한국음식을 워낙 좋아해 큰 어려움은 없었다는 그녀는 케냐에서 겪어본 적 없는 겨울 날씨도 한국 생활 2년만에 완벽하게 적응했다고 웃어보였다. 망고 학생은 주말에는 주로 한국어로 쓰여진 책을 읽는다. 한국어 실력이 아직 완벽하지 않기에 책을 읽으며 틈틈이 전공과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주말에 틈틈이 수화를 배우고 있다는 그녀는 “수화 또한 장애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언어라고 생각해 배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케냐의 공용어인 스와힐리어와 영어, 그리고 프랑스어와 한국어 총 4개 국어 구사하는 그녀가 타국에 홀로 떨어져 생활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양춘열장학금으로 숙명에서 꿈 키워, 케냐 어린이들에게 희망 전하고파
망고 학생이 우리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던 것은 '양춘열장학금'의 도움이 컸다. 양춘열장학금은 우리대학에 공부하기 위해 유학 온 제3세계 외국인에게 지원되는 장학금으로 사랑과 봉사의 숙명정신이 세계 속에 널리 전해지기를 바라는 양춘열 동문(황젬마, 가정 59년 졸업)의 뜻이 담겨있다.
지난 2007년, 양춘열 동문은 저개발국가 출신의 유학생 지원을 위해 써달라며 우리대학에 200만불을 전달하였다. 이러한 양 동문의 기부에 힘입어 2008년부터 현재까지 망고학생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지의 유학생들이 양춘열장학금의 도움을 받아 우리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망고 학생의 꿈을 물었다. 그녀는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공부한 만큼 자신도 케냐의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도 케냐에는 도서관, 학교와 같은 교육시설이 충분하지 않아 어린이들이 배움의 기회를 갖기 힘들다”며 “졸업 후에 케냐로 돌아가서 도서관 건립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다”고 계획을 밝혔다. ‘Veritas Lux Mea(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라는 말을 믿는다는 그녀는 “도서관을 지어 케냐의 아이들이 책을 많이 접하고 훌륭한 인재로 자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더불어 그녀는 국제 정치 이론을 연구하는 학자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개발도상국인 아프리카의 국가들은 1차 자원만을 수출하며 서구에 막대한 빚을 지고 있다”며 세계의 빈부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정치 이론을 구상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세계무대에서 사랑과 봉사의 숙명 정신을 전하며 활약할 그녀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