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숙과 오골계
하이원 리조트와 강원 민박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 등의 후원을 받아 지난 6월 17일부터 23일까지 개최된 하이원 대한민국 프레젠테이션 대회.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총 200여팀이 참가해 프레젠테이션으로 각 부문별 우승을 가리는 큰 대회이다. 이 대회에 바로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학생들로 구성된 ‘백숙과 오골계’가 참가하여 대상을 거머쥐게 되었다.
네 명의 학생 모두 정치외교학과를 전공하거나 부전공하며, 학회에서 만나 선후배 사이로 지내다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다고 한다. 대표로서 기획 및 총괄을 맡게 된 이수정 씨는 “같이 수업을 들으면서 발표 잘 하는 친구들이 몇 명이 있어서, 제가 눈여겨보다가 지원한 것”이라며 팀의 모집과정을 전했다. 역할분담의 경우 “현아가 PPT 제작을 잘해서 그것만 정해져 있었고, 발표를 누가 할까 하다가 수연이가 됐어요. 저는 대표여서 총괄 부분이랑 기획부분을 했고요. 막내 나현이는 아이디어 같이 내고, PPT 도와줄 거 있으면 보조를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아이디어 구상도 4명이 다 참여했고, 발표 대본 만드는 것도 1차적으로 발표자가 작성하면, 그 다음에 저랑 다른 친구들이 계속 보면서 첨삭하고, 대본 다시 짜고 그랬거든요. 그게 저희 팀의 강점이었던 거 같아요”라며 완벽한 팀워크와 팀원들의 능동적인 참여가 대상의 밑거름임을 자랑했다.
특히 이목을 끄는 팀명인 ‘백숙과 오골계’는 김현아 학우만 하얗고 나머지 학우들은 다 까만 편인데다, 때마침 복날이어서 정했다고 전해 웃음을 유발했다. 하이원 대한민국 프레젠테이션의 본선은 흡사 모 케이블 방송의 오디션프로그램과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본선에 오른 12개의 팀에게 저녁 6시쯤 주제를 알려주면 그때부터 준비를 하기 시작해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마무리하고 11시부터 발표를 하는 식이다.
발표를 맡았던 김수연 씨는 “거의 한 시간씩밖에 못 잘 정도로 시간이 부족했어요. 그래서 PPT랑 논리적 구성 등은 딱 좋았는데 발표할 때 실수를 너무 많이 했죠. 다행히도 결선에 진출해서 그 이후로는 즐길 수 있었어요”라며 당시의 떨렸던 기억을 회상했다. 그렇지만 언급했듯이 다들 대회 자체를 즐겼던 것 같아 이 역시 우승을 해낼 수 있었던 열쇠가 아니였을까 싶다.
프레젠테이션에 왕도는 있다?
프레젠테이션은 이제 정말로 누구에게나 필요한 능력 중에 하나가 되었다. 4명의 학우에게서 들은 프레젠테이션의 비법 첫 번째는 바로 깔끔하면서 이미지화된 PPT 슬라이드였다. “제일 중시했던 것은 딱 눈에 들어오게 하는 이미지화였어요. PPT를 다 흑백으로 만들고, 색감도 3개 이상 안 넘어가도록 했습니다. 거의 이미지만 사용하고 텍스트는 없었어요. 애니메이션 효과도 많이 안 썼고요. 그리고 저희가 항상 발표주제에 맞는 배경음악을 깔았어요. 예를 들어 처음에 다문화가정을 위한 정책 제안이었는데, 숙명가야금연주단의 캐논 변주곡을 사용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지금 다문화가정 정책은 샐러드볼 형식처럼 믹스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 한국화시키는 거라고 보거든요. 그래서 가야금 전통과 힙합, 비보잉을 믹스한 이 연주곡처럼 ‘퓨전과 화합’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하고자 썼어요.
이 밖에도 모든 논리적 고리를 촘촘하고 치밀하게 구성하고 해당 주제와 관련된 약어나 캐치프레이즈를 제시하는데 주력했다. “저희 같은 경우는 technology, ordering, saladbowl의 앞글자로 TOS라는 약어를 만들어서 제안했어요. 들은 사람이 ‘그래서 너희가 말하고자 하는게 뭔데?’라고 했을 때 한 마디로 정리할 수 있게요” 이에 더해 발표 시에는 듣는 사람들의 궁금증을 일으키기 위해 질문을 유도하고, ‘합니다’와 ‘해요체’를 7:3정도의 비율로 적절히 배분하여 사용하는 등 디테일에 힘을 썼다.
프레젠테이션 대회, 그 이후
4명의 학생들 모두 즐기면서 했다지만 아무래도 큰 대회에서 대상을 거머쥔지라 어안이 벙벙하기도 하고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대상을 통해 큰 자신감을 얻고 도전 정신 또한 함양하게 되었으며, 성취감과 자신감까지 얻었다는 네 학우의 소감이 이 대회를 통해 그들이 얼마나 많은 것을 얻었는지를 실감케 했다.
이제 남은 학교생활을 꾸려나갈 후배들에게 조언을 부탁하자 수상 유무와 관계없이 가능한 많은 대회를 나가 많은 경험을 해볼 것과 학과와 관련된 대회 뿐 만 아니라 아예 무관한 대회에도 많이 나가봐 자신의 적성을 찾아볼 것을 먼저 이야기 했다. “대회가 있으면 많이 나가 보는 게 중요한 거 같은 게, 저는 우리학교 영어토론이랑 한글토론 둘 다 나가고 둘 다 수상을 했거든요. 근데 둘 다 수상을 하니까 내가 말하는 것에 있어서 누구한테 뒤처지지는 않는다는 자신감이 드니까, 다른 대회에 나가더라도 ‘내가 이런 말하는 대회 나가봐도 될 거 같아’라는 자신감을 얻게 되고, 자꾸 그쪽 분야를 더 계발하고 싶어서 공부도 하게 되고 하는 게 있어요. 그러니까 처음부터 상을 타진 않겠지만 자꾸 나가다 보면 대회 스타일이 어떤지도 알게 되요. 그리고 저학년 때 저는 정외과에 관련된 것만 열심히 했는데, 지금 다시 돌아가면 조금 더 다양한 공모전도 도전해보고 싶더라구요.”
또한 학교의 발표 관련 수업과 많은 발표과제를 주는 과목을 추천한다는 조언도 함께 전했다. “저는 학교가 저를 키워줬다고 생각하는게, 저희 학교가 정말 발표 수업이 많잖아요. 처음에 저학년 때는 이걸 어떻게 쉽게 갈까라는 생각에 다른 사람 시키고 그랬는데, 고학년이 계속 적극적으로 참여를 했어요. 물론 학점 딸 때 너무너무 힘들었지만 그게 진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것 같아요. 정말 힘들더라도 자신의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걸 들었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응해주었던 백숙과 오골계팀. 인터뷰 중간 중간에도 팀원들이 대회 당시를 회상하며 서로를 계속 칭찬하여 진정한 팀워크가 어떤 것인지 보여주었고, 대회 당시 상황조차 즐겼던 그들의 멋진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취재 : 숙명통신원 11기 유아름(영어영문학부), 12기 윤채린(교육학부), 이유진(아동복지학과)
정리 :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