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부르시던 베틀노래. 1 시 이정자 ..통곡 세 아이 토닥거려 아랫목에 재워 놓고 호롱불 밝혀 토벽에 걸어놓고 베틀에 앉아 동지섣달 긴긴밤을 철커덕 철커덕 무명배를 짜셨다 슬픔처럼 눈물처럼 씨줄과 날줄의 현을 타고 흐르듯 노래를 부르며 베를 짜셨다 일곱 살 어린 나, 꿈결인 듯 아련하고 야릇한 곡조에 취하다가 왠지 가슴 서늘해져 "인자 그 노래 그만 불러 엄마" 베틀에 앉은 어머니의 등을 끌어 안았지 한밤을 밝혀도 알 수 없는 노랫말 해지도록 불러도 소리 없는 곡조 눈감으면 지금도 아릿하게 들려오는 신기한 그 노래 농투성이 어머니 순박한 시골 아낙 그러나 그러나 속에선 피가 끓는 젊디 젊은 여인 신여성에게 아버지 빼앗기고 무너지는 가슴 움켜잡고 터트렸을 유행가도 타령도 아닌 음정도 박자도 없는 어머니가 부르시던 베틀노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