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이야기 시 / 이정자
봄볕 든 저 빈 가지에 돋아난 새순들 어릴 적 십던 껌딱지처럼 쏘물게 붙어있네 그땐 그랬지 참꽃 따서 먹으며 머리에도 꽂으며 칡뿌리 캐 단 즙 빨며 가파른 비탈을 산토끼처럼 뛰어 다녔지
송진이랑 청망개 열매 한 입에 십어 퉤 퉤 떨떠름한 침을 뱉어 내면 질긴 수제비 반죽처럼 입안에 남던것 질겅질겅 껌이라 십으며 몇 날을 행복했었지 저녁 밥상에 앉으면 슬쩍 상다리에 붙였다가
잠들기 전 머리맡으로 옮겨 붙였다가 반쯤 감긴 눈으로 더듬던 아침이 썩 기분 좋았지 애들아...... 코흘리개 동무들 부르며 가난해서 정겹던 그때처럼 겁 없이 한번 내달아 봤으면 |
경남 합천 출생 숙명여대 상학과 졸업
1984년 미국 이주1998년 "워싱턴문학" 신인상 수상
2002년 "문학시대" 등단
2010년 시집 - 사막에 핀 풀잎의 노래 -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