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부르시던 베틀 노래 . 2 시 이정자 --희망 그 밤도 어머니는 베를 짜셨다 해진 고무신짝 잘라 잉앗줄로 묶어 발 뒤꿈치에 신고 날줄 벌렸다 오므렸다 손에 쥔 북 잽싸게 밀고 낚아채고 철커덕 바디를 치면 한 땀의 베가 짜여지고 날렵한 손과 발 신명난 춤을 추듯 열두 새 고운 실로 베를 짜셨다 밤새 짠 베를 둘둘 말아 허리춤에 끌어 안고 여적 베틀에 앉아 끊어질 듯, 끊어질 듯 " 닭아 닭아 우지 마라 니가 울면 날이 새고 날이 새면 베 못짠다 돌아 오는 그믐장엔 이 베 짜서 내다 팔아 예쁜 내딸 꽃신 사고 공들여 얻은 아들 운동화도 사 줄란다 스무 자 한필 다 짜도록 꼬꼬닭아 우지마라" 때로 실타래 풀리듯 아릿하고 정답던 가락이 내 잠결 속으로 스며들어 흔들, 첫 새벽의 고요가 기지개를 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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