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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 시절-- 하숙집 풍경 시 / 이정자
단발머리 친구들 이불 속 쑥덕거리다 파자마 차림으로 고삐 풀린 망아지 날뛰듯 흩날리는 눈발 속 내 달았었지 꼬질 꼬질 때 절은 빵집 30촉 백열등 아래 이마 맞대고 앉아 뿌옇게 성에 낀 유맆창에 꿈 하나씩 그려 보다가 하하하 호호호 자지러졌었지
찟긴 창호문틈으로 여학생 방 훔쳐보던 옆방 남학생 주인아줌마한테 받은 추방명령이 갓 딴 사과같이 빨갛게 달아오른 양볼이었대요
B사감* 보다 더 무섭던 키다리아줌마 오늘밤 함박눈송이로 날아와 이슥토록 불 밝힌 내 창에 스러지는 앳된 얼굴들
* 현진건의단편소설" B사감과 러브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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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자 시인
경남 합천 출생 숙명여대 상학과 졸업
1984년 미국 이주1998년 "워싱턴문학" 신인상 수상
2002년 "문학시대" 등단
2010년 시집 - 사막에 핀 풀잎의 노래 -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