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빈 들에서
김행자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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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28 10:46
다시, 빈 들에서
언제쯤에나
호흡마다 당신이 거할지
빈들에 서면 아득합니다
바람 불 때마다
눈물겹게 손을 놓는 저 나무 잎새들
한 줄기 수액으로 타오르기 위해
스스로 거름되어 당신에게 가는 길
보고 있으면 눈물납니다
꽃보다 아름다운 가을 숲에서
수 천 수억의 꽃잎 데리고
언뜻 언뜻 빛살로 오시는 이여
이제 여기 있사오니
저 가랑잎처럼 곰삭여
스며들게 하소서 황토 되게 하소서
님이여
호흡마다 당신의 향기 가득한
옹기점 질그릇 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