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신
꽃신/조재선
내 집앞을 흐르는 실개울에
어여쁜 꽃신 하나 흘려 보냈지
구비구비 돌틈을 지나
큰 물을 만나도 쉬지 않고 흘러 주길
맘속으로 기도하며
멀리멀리 자취를 감출 때까지
자라목처럼 길게 빼고 지켜 보았지
나의 발을 꼬옥 껴안아 주던
너무나 소중한 나의 꽃신
짝 잃은 한쪽을 품에 안으니
더 이상 나의 발을 껴안을 수 없다며
이젠 쓸모 없으니 버려달라 하더군
그러나,
난 네게 속삭였지.
"넌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의 보물이야
언젠가 흘려보낸
저 꽃신을 찾으려면
네가 내 곁에 남아
부절(符節)이 돼 주어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