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조재선 0 4,855 2006.02.27 08:41
이방인/조재선




본향을 가는 나그네
한 걸음 한 걸음
고독을 벗삼아 걸어 간다.

간간이 뺨을 어루 만지는 바람
그리움으로 반짝거리는 물 위의 별
우수수 외로움에 몸서리치는 겨울나무
태양은 능청스레 눈을 내리깔고
세월의 수레바퀴아래 마모되는 나를 지켜 본다.

길가의 방긋 웃는 들꽃
잠시나마 고독을 잊게 해 준
고마운 나의 인연들이라
너로 인해 고달픈 여독이 녹아 내리고
가슴 터질 듯 몰두하던 꿈 같은 시간
아아.. 그러나,
새벽 샛별로 쓰러지는 신기루일 줄이야

허물 벗은 겨울나무가 침묵하는 건
사시사철 변덕스런 감정의 무의미같은 것


여러가지 색을 섞으면 검은 색이 되듯
모든 감정이 잘 어울리면
칠흑 같은 숯덩이가 되나 봐

나도 세상구경 끝내고 영면에 들면
숯덩이같은 고독 하나 안고
쓴 웃음으로 떠나야 하는 이방인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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