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이 낳은 예언자 중 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노자(老子)가 무위자연(無爲自然)을 주장하였습니다. 그런데
서양이 주도한 산업혁명이 어쩔 수 없이 ‘자연’을 크게 훼손하여 물과 흙과 공기의 오염 때문에 지구에서 밖에는
살 수 없는 인류는 위기에 직면한 것입니다. 습지나 강이나 바다를 매립하여 영토를 늘리는 일이 비일비재입니다. 싱가포르 같은 작은
나라들은 바다를 메워 육지를 늘리는 일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특히 신흥국가들의 건설 붐은 시멘트에
모래를 섞어야 빌딩을 지을 수 있기 때문에 해변의 모래사장이 날마다 줄어들고 있어서 앞으로는 ‘해수욕장’이 자취를 감출 것이라고 합니다. 하천을 거쳐 모래가 바다에 도달하여 모래밭을 만드는 데는 수 백 만 년이 걸린다는데 지구 온난화로 바다의 수위는 점점 올라가고
많은 섬들은 머지않아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라고 하니 인류의 근심‧걱정이 태산 같습니다. 사람들이
좀 더 잘 살아보겠다고 까불다가 결국은 다 못살게 된 셈입니다. 일찍이 영국시인 William Wordsworth가 ‘Plain living and high thinking’(생활은 검소하게, 생각은 고상하게)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는데 그런 경고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대에 우리가 지금 살고 있습니다. “사느냐 죽는냐”의 갈림길에 온 것 같습니다. 김동길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