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는 교훈이 있는가 ? - 김동길 교수 !!!
역사에는 아무런 교훈도 없다는 역사가들도
있습니다. 만일 역사에 무슨 교훈이 있었다면 “역사는 되풀이된다”고 말할 수 있었겠는가? 그러나 만일 역사에 아무런 교훈이 없었다면 인류가 원시시대를 극복하고
오늘의 문명사회를 건설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칼 마르크스가 세상에 내놓은 ‘변증법적 유물론’도 인류의 발전을 전제하고 펴낸 이론이고 ‘변증법’ 자체가 계몽주의에서 파생된 ‘낙관론’이라고 규정하는 것도 이치에 어긋난 일은 아닙니다. 영국의 역사가 E. H. Carr가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다”(History is a
continuing dialogue between the past and the present)라고 한 것도 “역사에는 아무런 교훈도 없다”는 이론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역사에서 무엇을 배우는가?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
이것이 문제입니다. “전철(前轍)을 밟지 말라”는 조상들의 가르침이 값어치 있는 교훈이라고 나는 생각하면서 그 지혜를 배워야
한다고 믿습니다. 사치를 일삼던 왕조는 다 망했습니다. 사치
때문에! 부정부패에 찌든 정권은 다 몰락하였습니다. 부정부패
때문에! 그렇다면 왕조가 살고 정권이 튼튼하게 되려면 사치를 물리치고 부정부패의 뿌리를 뽑아야 할
것 아닙니까? 그렇게 안하는 것은 스스로 멸망의 길을 더듬어 나락으로 빠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역사교육을 강조합니다. 역사의 교훈을 제대로 받아들인다면 사람은 누구나
“생활은 검소하게, 생각은 고상하게” (Plain living and high thinking)을 힘쓸 수밖에 없습니다. 계략, 책략, 권모술수도 위와 아래가 함께 경건한 도덕적 삶을 힘쓰지
않고는 아무 소용없는 장난에 지나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