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리퍼트대사, 천우신조 奇緣(기적) !!!
경동맥 1~2㎝ 앞 멈춘 칼날, 안면신경 비켜가고, 같은 의료진 수술…
2시간 반 수술 시간도 같고 의연한 대처로 박수 받아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06년 한나라당 대표 시절 받은 커터 칼 피습과 이번에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받은 과도 피습으로 인한 상처와 손상 형태는 해부학적으로 천우신조와 같은 행운이 여러 개 겹친다.
우선 두 건 모두 칼날이 생명줄인 경동맥 1~2㎝ 앞에서 멈췄다. 경동맥은 심장에서 바로 뇌로 이어지는 목 부위의 굵은 동맥이다. 경동맥이 잘리면 피가 순식간에 뿜어져 나온다. 박 대통령의 경우, 칼날이 오른쪽 귀밑에서 입술 쪽으로 지나갔다. 리퍼트 대사는 광대뼈 쪽에서 목 아래로 내려갔다.
칼날 피습 위치가 안면신경이 지나가는 곳임에도 둘 다 손상이 없었다는 점도 비슷하다. 안면신경은 귀 뒤 바로 아래에서 얼굴 쪽으로 나와 턱 쪽으로 여러 갈래로 퍼지며 지나간다. 박 대통령의 경우 칼날이 귀 쪽으로 0.5㎝ 더 가까이 갔거나, 리퍼트 대사의 경우 칼날이 1~2㎜ 더 깊게 패었다면, 안면신경이 잘렸다는 게 의료진 설명이다. 안면신경 접합술을 성공적으로 받는다 해도 후유증은 6개월 간다. 귀 밑에서 침을 만들어 입안으로 흘려주는 역할을 하는 귀밑샘 관이 다치지 않은 것도 유사하다. 귀밑샘 관이 잘렸다면 상처 부위로 침이 새어나와 상처 회복에 지장을 준다.
안면 상처 봉합술을 같은 의료진에게 받은 것도 기연(奇緣)이다. 박 대통령은 당시 성형외과 주임교수인 탁관철 교수와 유대현 교수의 집도로 60여 바늘을 꿰매는 봉합술을 받았다. 이후 탁 교수는 정년퇴임했다. 리퍼트 대사는 주임교수 자리를 이어받은 유대현 교수에게 80여 바늘 봉합술을 받았다.
세브란스병원 20층에 자리 잡은 40평대의 VIP 병실에 입원한 인연도 있다. 이 병실은 접견실, 샤워실을 갖추고 있다. 유대현 교수는 "수술이 2시간 반에 걸쳐 이뤄진 것도 유사하다"며 "두 분 다 수술이나 회복 과정에서 의연하게 대처한 모습이 인상깊다"고 말했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