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의 TV에서나 아마 <동물의 세계>가 방영되고 있을 겁니다.
< National Geographic >의 전문가들이 그 프로를 만듭니다. 동물들은 그런 프로를 만들 능력이 없습니다. 그 프로는 인간들의
인간적 입장에서 동물들의 세계를 묘사하였을 뿐 동물들과는 사실상 아무 관련이 없이 제작되는 작품인지라 사람을 위해 사람이 만든 프로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 동물의 세계>를 보면서 ‘인간의
세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세계’가 ‘동물의 세계’와
유사하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그 대표적인 장면은 ‘짝짓기’와 ‘약육강식(弱肉强食)’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사람은 ‘짝짓기’라고 하지 않고 ‘결혼’이라고 하고 ‘약육강식’이라는
말은 별로 쓰지 않고 다만 ‘생존 경쟁’이라고 하니까
참혹하게 들리지는 않지만 내용은 비슷합니다. 맹수들의 세계나 개미들의 세계를 보면서 역사의 현장에 가끔 등장하는 ‘독재체제’와 독재자들을 연상하게 됩니다. 동물들은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독재와 독재자를 받아들이게 되는데, ‘선의의 독재’라는
말도 만들어서 인간은 독재를 미화하기도 합니다. 아직도 히틀러를 숭배한다는 자들도 있습니다. 역사상에 그런 영웅이 없었다고 믿고 있는
미친놈들도 있습니다. 스탈린도 그렇고 모택동도 그렇습니다. 그들이
한 때 소련 사람들과 중국 사람들을 감동시킨 바가 없지는 않지만 나는 그 지도자들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죽여 없이하고 고생시키고 비참하게
만든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나는 역사가 언젠가는 그들을 매우 고약한 사람들로 치부하게 되리라고 믿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을 언제까지나 속일 수는 없습니다.” Abraham
Lincoln이 그렇게 말했습니다. 1946년 영국의 풍자소설의 명작가이던 George Orwell(1903-1950)은 Authoritarianism(전체주의)를 미워하고 ‘개인의 자유’의 상실을 두려워했기 때문에 < Animal Fram >(동물농장)과 죽기 1년 전에 < Nineteen Eighty-Four >를
발표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1984년이 되었을 때 Orwell이
김일성, 김정일로 이어진 ‘김 씨 왕조’가 바로 그의 예언의 적중이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동물들에게는 본능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동물
플러스 알파(Alpha)’라고 하지 않습니까. 사람들이 ‘이성(理性)’을 포기하면
동물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인류의 역사는 인간(Homo sapiens)이 사람구실을 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김동길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