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스쳐 지나가는 저녁 바람을 보았나요 -좋은글-(펌)

안정혜 2 3,457 2009.06.03 23:38
누가 스쳐 지나가는 저녁 바람을 보았나요 …-좋은글-(펌)

바람은 창가에 말없이 놓인
잔잔한 허브 화분 곁을
잠시 서성거리며 서 있습니다

누가 바람이 서성대는 것을 보았나요
초록 잎새 끝마다 바람의 발자국이 머물러 있습니다
화분은 어머니가 놓아 둔 것입니다

저녁 바람은 다정한 어머니의 손끝과도 같이
내 곁을 꿈인 듯 스치고 지나갑니다

누가 스쳐가는 바람의 얼굴을 보았나요
저녁 바람의 얼굴에는 물기가 맺혀 있습니다

바람은 빗방울과도 같이 내 안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내 안의 서랍에 차곡차곡 쌓아 두었던
그리움 곁을 살며시 스치며 지나갑니다

누가 바람의 소매 끝을 보았나요
나는 얼핏 본 것도 같습니다
그 옷소매는 아마도 보랏빛 이었을 것입니다

어느 들에 피어 있을 이름모를 풀꽃 향기가
잔잔히 바람의 소매 끝에 스미어 있습니다

오늘 문득 저녁 바람이 보고 싶습니다
손 내밀어 바람의 소매 끝을 만져보고 싶습니다
저녁 어둠이 와락
그리움의 파도처럼 밀려드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바람은 이미 저만치 달아나 있네요
첫사랑 처럼 무심히
나를 버리고 달아나는 바람 대신

초저녁 서쪽 하늘에는
맑은 눈망울의 개밥바라기 하나 떠 있습니다
눈부시게 빛나는 그 별 하나가..

새벽 동쪽 하늘에서 반짝이는 샛별이 될 때까지
바람의 흔적은 내 안에 머무를 것입니다
그 바람의 이름은...
그리움... 입니다 - 좋은글 -

Author

Lv.1  
0 (0%)

등록된 서명이 없습니다.

Comments

안정혜 2009.06.06 17:17
늘 <그리움>은 아쉬움으로 남아 있군요. 다시 되 돌아갈 수 없는 <그리움>은 누구에게나 마음 한 구석에서 지나온 날들을 되새기게 하며 겸손하게, 조용하게 나에게 다가오곤 합니다.
매운고추 2009.06.07 13:31
그리움은 ?  한줄기의 바람이라고 해도 될까요?  그리움이 때 때로 떠~ 오른다는 것은 아직 마음속깊이 간직한 사람이 있다는 증거랍니다
글이 없습니다.
글이 없습니다.
페이스북에 공유 트위터에 공유 구글플러스에 공유 카카오스토리에 공유 네이버밴드에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