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온 가을을 느끼면서 (여행기 9 월 20-21일)
김도윤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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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3 23:23

* 저는 뉴욕에서 26년쯤 살고 있다가 딸의 가정 형편으로 일리노이주 Kankakee로 이사를 한지도 근 3년이란 세월이 흘러 갔습니다.
외국 에서 10년 정도 일을 하고 있던 나의 아들이 미국 동부 코네티컷에 있는 본사로 들어 돌아온 지도 근 2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가고.. (아일랜드.독일.일본 동경 )
이번 코네티컷에 있는 회사 근처에 집을 사 갖이고 정착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저희 부부는 아들 가족이 이사하는 날짜 전에 아들 집에 도착하기 위해서 우리 차로 일리노이주 Kankakee에서 뉴욕 쪽으로 우리는 우리 차를 타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데...
일리노이주는 미국의 곡창 지대로 넓고 무연한 벌판에 비를 기다려도 좀체로 오지를 않던 비가 하필 우리가 아들이 살고 있는 쪽으로 떠나는 날 아침부터 쏟아지는 것이 얼마나 쏟아지는 지 소방차 호스 밑으로 지나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앞이 잘 보이지가 않아서 고속도로 흰색 레인만 쳐다 보면서 아슬 아슬한 운전을 했지요. 너무 비가 쏟아져서 사면을 살펴 보아도 빗 물 뿐이고 미국의 아름다운 대륙의 경치를 감상 하지 못하고 고속도로만 달리고 있었던 것이 너무 아쉬웠어요.
저는 미국에 근 30년 살아 왔지만 이렇게 오랜 시간 비가 멎지를 않고 쏟아지는 것은 처음 보았습니다. 약 8 시간 운전하는 동안 점심을 사서 먹는 시간만 비가 조금 주춤하더니 운전을 하기 시작하니 다시 비는 인정 사정없이 쏟아져서 우리들은 오후 5 시경 호텔에 들어가 하룻 밤을 자고, 다음 날 역시 비가 쏟아지는 아주 거센 빗줄기 밑으로 코네티컷을 향해서 무려 6시간을 달려서 아들집에 무사히 도착을 했어요.
다음날 아침 스텐포드 아파트에서 아주 숲속의 깊은 개인 집으로 이사를 했어요.
답답 하게 살던 아파트 생활을 정리하고 개인 집으로 이사를 하니 우리 부부도 물론 무척 기뻤지만 우리 아들 며느리 손자(6살 .3살) 들도 무척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럴 때, 마음이 흐뭇하다는 말을 쓰는 것 같습니다.
이사를 한 다음 날, 집 뒷 뜰을 보니 푸른 녹음이 무척 짙구나 할 정도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자라난 울울창창하던 나무들을 보면서 서늘한 바람이 불어 와 나의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해 주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서 나무들을 쳐다 보니 하룻 밤 사이에 나뭇잎들은 어느새 약간 붉은 물이 들기 시작해 간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또 하루 해를 지우고 다음날 아침 뜰에 나가 보니, 붉은 물도 들기 전에 성급하게 낙옆으로 수북히 떨어져서 넓은 잔디밭에 바람을 타고 밀려 다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가을 이라기보다는 세월의 흐름은 사람뿐만 아니라, 나뭇잎도 어쩔 수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떨어진 나뭇잎 중에서도 제일 예쁘게 물이 든 나뭇잎 하나를 주워서 마음속 깊이 새겨져 있는 한마디를 써서 하늘 높이 날려 보내 봅니다.
세월의 흐름을 이길 수 있는것은 사람도 나무 잎도 어쩔수 없다고 생각을하며 유난이도 높아 보이는 푸른 하늘을 쳐다 보았습니다
조병화 시/ 김성태 곡
잊어버리자고 잊어버리자고
바다 기슭을 걸어보던 날이
하루 이틀 사흘
여름 가고 가을가고
조개 줍는 해녀의 무리
사라진 겨울 이 바다에
아아~ 이 바다에
잊어버리자고 잊어버리자고
바다 기슭을 걸어보던 날이
하루 이틀 사흘
잊어버리자고 잊어버리자고
앞산 기슭을 걸어보던 날이
나흘 닷새 엿새
여름 가고 가을가고
나물 캐는 처녀의 무리
사라진 겨울 이 산에
아아~ 이 산에
잊어버리자고 잊어버리자고
앞산 기슭을 걸어보던 날이
나흘 닷새 엿새
* 올려주신 기행문을 읽으면서...우리가곡 "추억"이 어울릴 것 같아서 넣어 보았습니다...나뭇잎들이 한잎 두잎 떨어져 물들기 시작하는 요즈음,함께 여행을 떠나고 싶은, 글 감사합니다^^
여행기 이글을 읽고 있노라니 제철을 만난 고추가 밭에 붉은 색으로
아주 예쁘게 익어 고추 나무에 대롱 ~대롱~매달려 있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우리 고유의 한국 음식 중에 고추장 그리고 벌겋게
담은 김장 김치가 눈에 어른 거립니다.
그리고 추석의 밝은 달 너무 너무 고향 생각이 떠 오르고 넓은 들에
황금색으로 익어 겸손하게 고개를 푹~~숙인 벼이삭 을 생각하니 ...
햅쌀로 만든 솔잎 냄새가 물씬 나는 송편 그리고 토란국... 생각만해도
입 맛을 돋구어 줍니다.
고향 우리가 태어난 한국, 정말 그리운 계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