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미술관 수장고/ 조선일보 !!!

샬롬 1 2,070 2013.09.12 01:44
가난한 미술관 수장고/ 조선일보 !!!    
 
2013.09.03 03:22
 
 
 
 
'석유왕' 폴 게티는 세계 최고 부자였지만 구두쇠이기도 했다. 그는 주머니에 돈을 25달러 넘게 넣고 다니지 않았다고 한다. 누군가를 개인적으로 도와준 적도 없다. 그러나 게티를 자린고비로 기억하는 사람은 드물다. 그는 막대한 재산을 쏟아 미술관을 짓고 사회에 돌려줬다. LA에 있는 게티미술관이다. 그리스 시대부터 세잔, 고흐까지 빼어난 작품 4만4000여점을 지닌 이 미술관은 입장료가 없다.

▶미국 미술관에 가면 우선 로비에 걸린 기증·기부자 명단에 놀란다. 미술관 짓거나 작품 사는 데 힘을 보탠 사람들 이름이 벽에 빼곡하다. 물불 안 가리고 냉혹하게 돈을 좇으면서도 한편으론 공동체를 생각하는 마음들이 미국 미술관을 윤택하게 한다. 유명 미술관들의 고액 기부자 명단은 경제지 '포천' '포브스'에 등장하는 부자 리스트와 비슷하다. 제2, 제3의 폴 게티를 찾아 나서는 미술관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가난한 미술관 수장고 일러스트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서 기부 모금을 담당하는 대외협력부는 큐레이터들이 있는 학예실만큼 중요하다. 이 부서 책임자는 어느 기업이 미술에 관심 있는지, 최근에 누가 큰 유산을 물려받았는지, 그와 가까운 친구는 누구인지 하는 정보를 꿰뚫고 있다. 핼러윈데이, 크리스마스 같은 때는 회원들에게 꼬박꼬박 감사 편지를 보낸다. 큰 전시 개막을 앞두고는 기부자를 초청해 며칠 동안 파티를 열고 큐레이터들이 직접 작품을 해설해준다.
 
▶11월 경복궁 옆에 문을 여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전시장에 내세울 만한 작품이 부족해 속을 태우고 있다 한다. 서울관을 짓는 데 2000억원 넘게 들어갔지만 국립현대미술관 한 해 작품 구입 예산은 30억원 남짓이다. 이래서야 1년 예산 다 털어도 피카소 작품 하나 사기가 빠듯하다.

▶국내 미술관에 작품 기증 많이 하기로 이름난 한 컬렉터는 "밤새 기증을 결심했지만 날이 밝으면 슬그머니 생각을 바꾸고 싶을 때도 있더라"고 했다. 그림 말고는 가진 게 없는데 이래도 되나 하는 걱정 때문이란다. 내 것을 내놓기는 이렇게 힘들다. 국립현대미술관이 '가난한 수장고' 문제를 풀려면 직원들이 앉아서 기다려선 안 된다. 미국에선 미술관 연회비 50, 60달러를 내는 일반 회원에게도 낸 만큼 세금을 감면해준다. 세금 문제를 포함해 기부를 활성화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짜내야 한다. 기업 기부자라면 사원들을 위한 특별 관람 시간을 마련할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부자가 보람과 명예를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정신적 예우를 다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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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숙명사랑1 2013.11.2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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