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인전 시리즈마다 등장하는 지극한 효심과 인성의 소유자로 그리고 조선시대의 대학자인
율곡 이이의 덕망있는 어머니로 잘 알려져 있지요.
우리는 그 분에 대해 초등학교, 중학교 국어 시간, 도덕 시간에 배울 수 있었습니다.
특히 여학생들 사이에서는 존경하는 인물로도 한번씩은 회자되었던 분입니다. 또한 신사임당은 깊은 인성
만큼이나 감각적인 예술성을 지니고 있는 화가로도 유명합니다.
그 분의 그림들과 써낸 서체, 시 등은 유연하면서도 섬세한 표현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여자들에게 교육의 기회는커녕 이름조차 변변치 않았던 조선 유교 사회를 감안해 보면,
신사임당과 같은 여성의 등장은 보통의 일이 아닌 것이죠.
아마 그 분에게 남자들만큼의 기회가 주어졌다면
조선의 어지러운 역사가 바뀌어졌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신사임당은 1504년,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강릉의 오죽헌에서 태어났습니다.
대나무 숲으로 둘러 쌓여 있는 오죽헌은 율곡 이이 선생이 태어난 곳으로도 유명하죠.
신사임당은 7살 때부터, 지난 회에 소개해 드렸던 안견의 화풍을 이어받아
산수화를 그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당시 소녀들과 다르게 유교 경전과 같은 책들도 많이 읽으며 학문을 닦았구요.
19세에 결혼한
후에도 홀어머니를 모시고, 친정인 강릉과 서울의 시댁을 오가며
양가를 봉양했다고 합니다.
신사임당의 남편 이공은 우유부단한 성격으로 그리 출중한 실력을 가진 편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신혼시절 신사임당은 남편의 출세를 위해 10년 별거를 제안하기도 했다고 해요.
하지만 몇 달 못 가서 남편은 다시 돌아왔고, 결국 사임당은 그에게
“머리를 깎고 절에 들어가 중이 되겠다” 으름장을 놓았답니다.
부인의 마음을 이해한 남편은 다시 열심히 공부를 하였다고 하네요. 보통 강한 분이 아니죠.
신사임당의
그림과 글씨, 시는 매우 섬세하고 여유로와 보입니다.
그림들의 주된 소재들은 과일, 난초, 물고기나 새, 풀벌레 등이랍니다.
생활 속에서 섬세한 여성의 눈으로만 관찰될 수 있는 친근한 소재들이죠.
특히, 섬세하고도 생동감 넘치는 풀벌레 그림을 보고,
닭이 살아있는 줄 알고 쪼아댔다는 일화는 유명하답니다.
신사임당의 그림은 정적이면서도 따뜻한 느낌이
묻어납니다.
여성 특유의 관찰력으로 잎사귀와 줄기의 느낌 하나하나, 벌레의 다리 끝 까지도 꼼꼼하게
그려내었습니다. 그리고 그림 속 물체의 색과 재질까지 특성에 맞게 잘 표현하였죠.
사임당은 종종 자녀들에게 그림에 대한 가르침을 이렇게 전하였다고 합니다.
“ 그림은 단순히 손재주 만으로 그릴 수 없는 것이다.
우선 마음을 가다듬은 다음 그리고자 하는 대상을 자세히 관찰해야 한다.
곤충이든 식물이든 그 대상이 갖고 있는 실체를 확실히 파악하지 않으면,
그림을 그려도 생명력이 없다는 것을 명심하고 그려야 한다. ”
사임당은 7남매나 되는 자녀들에 대해 딸,
아들을 차별하지 않고 동일하게 그림을 가르치며,
인성과 감성을 함께 길러내었습니다. 남편을 잘 보필하고, 가정을 잘 꾸려나가기 위해서는
아녀자가 현명해야 한다는 것이 사임당의 지론이었죠. 자녀들에 대한 양육에 있어서도 그 분은
아직까지 많은 여성의 본이 되고 있답니다.
이는 신사임당 또한 강하고 현명하신 그 분의 어머니에게 받은
영향으로 생각됩니다.
홀어머니에 대한 사임당의 지극한 효심도 유명한데요. 사임당의 자녀들이 훌륭하게 자란 것도
그 어머니의 삶을 보고 배웠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천마디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 진정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겠죠.
아래의 시는 어머니를 향한 사임당의 시조 한 가락이랍니다.
산 첩첩 싸인 내 고향 천리이지만 / 꿈과 생시 오직 돌아가고픈 마음
한송정가에 외로이 뜬 달 / 경포대 앞 스치는 한 가닥 바람
갈매기 떼는 모래밭에 모이고 흩어지고 / 바닷가에 고깃배 동서로 오락가락
어느 때나 고향길 다시 돌아가 / 색동옷 갈아입고 바느질할까
창 김수연 명창
* 치마폭에 그린 포도 그림
어느 날 잔칫집에 초대받은 신사임당이 여러 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얼마쯤 지난 뒤에 주방으로 내왕하다가, 입고 온 다홍 비단 치마에 물이 튀어 치마를
더럽힌 것 때문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크게 걱정하고 있었답니다
"이를 어쩌나. 빌려 입고 온 옷을 버렸으니…." 그 부인은 가난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잔치에 입고 올 옷이 없어 다른 사람에게 새 옷을 빌려 왔던 것이예요.. 그런데 그 옷을 버
렸으니 걱정이 태산같았는데.... 이 때 신사임당이 그 부인에게 말했어요..
"부인, 저에게 그 치마를 잠시 벗어 주십시오. 제가 어떻게 수습을 해보겠습니다."
부인은 신사임당에게 옷을 벗어 주었어요.
그러자 신사임당은 붓을 들고 치마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치마에 얼룩져 묻어
있었던 국물 자국이 신사임당의 붓이 지나갈 때마다 탐스러운 포도송이가 되기도 하고
싱싱한 잎사귀가 되기도 했다는군요. 보고 있던 사람들이 모두 놀랐다고 합니다..
바로 위에 있는 그림 "포도도"에 얽힌 이야기겠지요???
이렇게 댓글을 남겨 주시니 큰 격려가 됩니다 감사합니다
이그림은 경포대로 유명한 강릉이 고향이신 피죤님을 생각하며 올렸습니다
대학 4학년때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간 설악산 수학여행
신사임당이 용꿈을 꾸고 율곡선생을 낳았다는 오죽헌 방앞에서 우리도 그렇게 훌륭한 아들을 낳자고
꿈도 야무지게 처녀들이 한줄로 서서 사진을 찍었어요 ^^
요즈음 묵화 사군자를 배우고 있어서 한국화에 관심이 많이갑니다
김수연 명창의 창이 참 구성지고 애절한 맛이 납니다
얼마나 지혜롭고 예술가적인 기지가 뛰어나신 분인지 감탄이 절로 납니다
그러기에 시대를 초월하여 모든 한국 여성의 귀감이 되시겠지요
피죤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