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로스코의 비밀-K에게 /황동규
마크 로스코의 비밀 하나를
오늘 거제 비치호텔 테라스에서 건졌다.
지난밤 늦게까지 불 켜 있던 고깃배 두 척
어디론가 가버리고
이른 봄밤 새기 전 어둡게 흔들리는 바다와
빛 막 비집고 들어오는 하늘 사이에
딱히 어떤 색깔이라 짚을 수 없는
깊고 환하고 죽음 같고 영문 모를 환생 같은 저 금,
지구가 자신의 첫 바다 쩍 추억을 발라논,
첫 추억을 반죽해 허허로이 두텁게 발라 논 저 금,
점차 가늘어져 그냥 수평선이 될 뻔한 저 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