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망초 김남조 기억해 주어요 부디 날 기억해 주어요 나야 이대로 못잊는 연보라의 물망초지만 혹시는 날 잊으려 바라시면은 유순히 편안스레 잊어라도 주어요 나야 언제나 못잊는 꽃 이름의 물망초지만 깜깜한 밤에 속 잎파리 피어나는 나무들의 기쁨 당신 그늘에 등불 없이 서 있어도 달밤 같은 위로 사람과 꽃이 영혼의 길을 트고 살았을 적엔 미소와 도취만이 큰배 같던 걸 당신이 간 후 바람결에 내버린 꽃 빛 연보라는 못잊어 넋을 우는 물망초지만 기억해 주어요 지금은 눈도 먼 물망초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