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부르시던 베틀 노래.2 시 이정자

Loading the player...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어머니가 부르시던 베틀 노래 . 2      시    이정자    
         --희망




그 밤도 어머니는
베를 짜셨다

해진 고무신짝 잘라
잉앗줄로 묶어 발 뒤꿈치에 신고
날줄 벌렸다 오므렸다
손에 쥔 북 잽싸게 밀고
낚아채고 철커덕 바디를 치면
한 땀의 베가 짜여지고
날렵한 손과 발 신명난 춤을 추듯
열두 새 고운 실로 베를 짜셨다

밤새 짠 베를 둘둘 말아 허리춤에 끌어 안고
여적 베틀에 앉아
끊어질 듯, 끊어질 듯

" 닭아 닭아 우지 마라
니가 울면 날이 새고
날이 새면 베 못짠다
돌아 오는 그믐장엔
이 베 짜서 내다 팔아
예쁜 내딸 꽃신 사고
공들여 얻은 아들
운동화도 사 줄란다
스무 자 한필 다 짜도록
꼬꼬닭아 우지마라"

때로
실타래 풀리듯
아릿하고 정답던 가락이
내 잠결 속으로 스며들어 흔들,
첫 새벽의 고요가 기지개를 켠다


 




 

 

 

이정자 시인
경남 합천 출생 숙명여대 상학과 졸업 1984년 미국 이주
1998년 "워싱턴문학" 신인상 수상 2002년 "문학시대" 등단
2010년 시집 - 사막에 핀 풀잎의 노래 - 발간

 





 

Author

Lv.1 금수강산  골드
0 (0%)

등록된 서명이 없습니다.

Comments

글이 없습니다.
글이 없습니다.
페이스북에 공유 트위터에 공유 구글플러스에 공유 카카오스토리에 공유 네이버밴드에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