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작은 새 시 김송희 먼바다 출렁이는 햇살이 주름진 노인의 이마를 아리게 한다 겨울 내내 굶주린 바닷새는 철새 따라 어리론가 떠나 버리고 녹슨 벤치엔 목을 맨 찌그러진 빈 쓰레기통만 바람에 얻어 맞으며 울어댄다 노인은 후들거리는 무릎을 세울 수가 없다 벤치에 누워 아득한 푸른빛의 하늘을 본다 흐르는 구름도 없다 어디선가 길 잃은 작은 새 한마리 노인을 지키며 빙빙 돌고있다 먹이를 던져 줄 축복의 손이 없는 노인은 흥얼 흥얼 리듬이 없는 노래를 불러 준다 작은 새는 날개 춤을 추며 노인의 찬 손에 살짝 앉는다 여름을 기다리는 빈 쓰레기통 푸짐한 잔칫상을 기다리는 작은새 기다림의 종말은 바람을 몰고 오는 겨울 바다에 침묵으로 사라진다 |
숙명 여대 국문과 졸업(63)
현대문학에 서정주 선생님 추천으로 문단 등단, 시집 / 사랑의원경(1963) 얼굴(71)
얼굴 먼 얼굴(82) 이별은 고요할수록 좋다 (2014), 수필집 / 뉴욕에 살며 서울을 그리며
국제 PEN 한국본부 미동부지역위원회 회장, 한국여성문학인회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