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별 - 김남조
낙엽은 가을의 수기 저리 흔들며 이별을 고한다
안녕히, 당신이 떠나는 길머리에 나도 작은 손을 흔들어 주마
가을은 뜨거운 마음을 숨기고 헤어지는 계절
버려진 듯 서 있는 이정표 앞에서 아픈 이별을 견디는 때란다
사랑하는 이를 사랑함으로 하여 보내는 계절이란다
화평한 영혼은 신이 켜 주시는 성총의 등불
그 불빛 당신께 있으라 빌어주마
사랑하면 무엇이나 주고 싶어진다 평생 바치며 살고 싶어진다
당신은 이 마음을 알 수 있는가 나뉘는 일도 주는 거란다
더 섧게 더 많이 주는 거란다 당신은 이 마음을 알 수 있는가
작은 손을 흔들며 하얀 꽃이 피리만큼 웃음 지어 볼까
사랑은 멀리서도 가까이 사는 마음이라고 믿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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